두산 베어스 선발진이 시즌 초반 첫 시험대에 올랐다. 그래도 외국인 투수들이 중심을 잡고있는 것이 위안거리다.
두산은 시즌 초반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하지만 고민은 있다. 안정적이던 5선발 체제가 최근 삐끗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원준-유희관-이용찬으로 이어지던 국내 선발 투수들이 부진과 부상에 빠졌다.
장원준과 유희관은 컨디션에 큰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에 비해 낯선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장원준은 4경기 평균자책점 10.61에 그쳤다. 시즌 첫 등판에서 7이닝 4실점을 기록한 것 외에는 3경기 연속 5회 이전에 강판됐고, 5실점 이상을 기록했다. 4경기 연속 피홈런도 있다. 유희관은 무조건 5회 이상을 채우며 자신의 최소 역할은 해냈지만, 최근 2경기 연속 5실점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여기에 가장 안정적으로 던지던 5선발 이용찬마저 지난 13일 옆구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의존도와 기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개막 후 가장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는 단연 세스 후랭코프다. 두산이 지난 겨울 후랭코프를 영입할 때까지만 해도 '반신반의'였다. 마이클 보우덴과 비슷한 투구 스타일이지만, KBO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또 빅리그 커리어도 화려하지 않아 거의 주목받지 못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스프링캠프때부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후랭코프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팀 선발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해주고 있다. 4경기 3승무패 평균자책점 1.17. 딱 한 경기. 지난 1일 KT 위즈전에서 5이닝 5안타(2홈런) 4볼넷 3실점을 기록하며 '노 디시전'으로 물러난 경기를 제외하면, 나머지 3경기는 모두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태형 감독도 "캠프때부터 좋다고는 생각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후랭코프는 말끔한 인상에 빼어난 적응력으로 빠르게 녹아들고 있지만, 타고난 '파이터' 스타일이다. 승부욕이 굉장히 강하고, 이기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한다. KT전에서의 결과도 "한번쯤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아쉬움을 결코 숨기지는 못했다.
여기에 조금씩 정상 궤도를 찾은 조쉬 린드블럼이 후랭코프와 함께 '원투펀치'의 존재감을 만들고 있다. 첫 등판때까지만 해도 몸이 100% 올라오지 않아 불안한 투구를 했던 린드블럼은 공이 완벽하지 않아도 노련미와 제구력으로 타자와 싸웠다. 그리고 가장 최근 등판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8이닝 2안타 9탈삼진 무실점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개막 후 가장 좋은 컨디션까지 올라왔다.
김태형 감독은 2년전 더스틴 니퍼트-보우덴 체제와 지금을 생각해보며 "내가 외국인 선수 복은 참 있다"며 흐뭇해했다. 국내 선발들이 흔들리며 첫번째 위기에 봉착한 두산. 그래도 후랭코프와 린드블럼이 계속해서 지금처럼 해준다면, 크게 문제될 건 없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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