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일까, 발전할 여지가 있을까.
KT 위즈는 더스틴 니퍼트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일단은 만족보다 실망이다.
니퍼트는 1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SK 와이번스를 상대하며 새 홈팬들에게 선발로 첫 선을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피홈런 2개 포함, 10안타 5실점했다. 5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팀은 5대9로 패하며 4연패에 빠졌다.
직구 최고구속은 150km를 찍었으나 의미가 없었다. 평균 140km 초중반대를 형성했고, 공에도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투구 스타일이 기존 니퍼트의 것이 아니었다.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아놓고도 변화구-변화구로 유인하고 도망가기 바빴다. 전성기 시절 니퍼트는 힘으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해버리는 스타일이었다. SK전 니퍼트의 위력을 느낄 수 있었던 건, 위기를 맞이했던 4회초 마지막 타자 최 항을 상대로 던진 148km 몸쪽 꽉찬 직구 뿐이었다. 2S 상황 정면 승부였다.
지난 NC 다이노스전 첫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냉정하게 그 때는 운이 좋았다. NC 타자들이 워낙 하락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실점을 했던 니퍼트였다.
지금 모습이라면 앞으로도 큰 희망을 갖기 어렵다. 시즌 초반 니퍼트 없이도 잘 싸운 KT는 니퍼트가 돌아와 정상적으로 로테이션만 지켜준다면 승부를 볼 수 있다는 계산을 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선수가 허무하게 무너져 내린다면 팀 전체 분위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니퍼트가 건강한 선수임이 확실하다면 모를까, 두산 베어스를 떠날 때부터 어깨와 팔꿈치 쪽 건강 문제가 제기됐기에 더 기대를 하기 어렵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어깨가 아파 공을 던지지 못했던 니퍼트였다.
그래도 아직 선수와 감독의 말을 믿어볼 필요도 있다. 김진욱 감독은 누구보다 니퍼트를 잘 아는 감독이다. 김 감독은 "스스로 컨디션을 끌어올릴 줄 아는 선수다. 곧 나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니퍼트도 "화요일-일요일 등판도 문제 없다. 선발로 몇 경기만 더 치르면 컨디션을 100%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확신에 찬 목소리였다.
과연, 니퍼트가 반전 드라마를 쓰며 KT 반등을 이끌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KT 외인 투수 악몽의 한 페이지로 이름을 남기게 될까. 확실한 건, 현재 니퍼트의 모습은 우리가 알던 그 니퍼트가 아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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