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 일어나 진심으로 죄송하다."
'사인 커닝 페이퍼' 논란으로 구단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LG 트윈스가 공식 사과했다. LG는 19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신문범 사장 명의로 사과문을 배포했다.
사과문에서 신문범 사장은 "저희 LG 트윈스는 지난 4월 18일 경기중 발생한 사인 이슈와 관련하여, 프로야구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고 밝혔다.
LG는 전날 KIA전에서 덕아웃 통로 벽에 상대 투수와 포수의 사인에 따른 코스, 구종을 판단하는 기준을 적은 종이를 붙여 놓고 경기를 해 논란을 일으켰다. 종이에는 '우타자 기준 몸쪽:검지 왼쪽 터치' 등의 정보가 적혀 있었다.
LG 양상문 단장은 "우리 선수들이 도루 능력이 떨어지니까 전력분석팀에서 나름대로 자료를 만들어 도움을 주려고 한 것 같다. 1루주자가 나가면 보통 상대 포수 사인을 보고 변화구 타이밍을 판단하고 도루를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데, 이렇게 공개적으로 붙여놓은 건 잘못됐고 오버한 것"이라고 했다.
상대의 사인을 간판해 주자의 도루에 도움을 주려고 했다는 것인데, 결국 사인 훔치기, 즉 주자가 타자에게 사인을 알려주는 행위로 비쳐질 수 있는 부적절한 행위였다.
결국 류중일 감독도 머리를 조아렸다. 류 감독은 이날 경기전 취재진과 만나 "현장을 책임지는 감독으로서 죄송하고 야구를 사랑하시는 팬분들,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사건 경위에 대해 "전력 분석팀에서 사인을 알아가지고 정보를 공유하는 차원이라고 하는데 비겁한 행위다. 난 경기 끝나고 알았다. 결코 그런 행위는 해서는 안된다"면서 "내가 알았다면 절대로 못 붙이게 했을 것이다. 전력분석팀은 괜찮다고 판단한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류 감독은 "전력분석팀과 담당코치가 구두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가끔 있지만, 그런 걸 붙여놓는 건 처음 본다"며 "사인을 알아내서 타자한테 알려준다든가의 행위는 해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사실 사인 훔치기 등 비신사적 행위에 대해서는 프로야구선수협회서도 10개팀 주장들이 모여 "서로 하지말자"고 약속을 한 사안이다. 류 감독은 "사실 1루주자에게 포수 사인은 잘 안보인다. 포수에 따라 보이는 포수도 있는데, 투수 견제를 신경 쓰면서 포수 사인까지 본다는 건 힘들다"면서 "나도 선수 생활을 해봐서 알지만 사인을 알아내서 주자가 도움을 받는 실질적인 효과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 전 류 감독은 KIA 김기태 감독과 만나 잠시 대화를 나눴다. 그 자리에서는 논란이 된 이번 사건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류 감독은 "어제 안치홍이 사구를 맞고 손가락에 실금이 간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했다"며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광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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