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은 없었다.
SK 와이번스 제이미 로맥은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 내내 벤치를 지켰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이날 로맥을 스타팅 라인업에 제외했다. 앞선 2연전에 4번-1루수로 출전했던 로맥은 5타수 무안타(4볼넷 1삼진)에 그쳤다. 부산행 이전과 딴판이다. 앞선 KT 위즈와의 3연전(4홈런)에선 모두 대포를 가동했는데, 타격감이 떨어졌다. 힐만 감독은 '휴식'을 결정했다. 로맥 대신 김동엽이 4번을 맡았고, 나주환이 1루수로 나섰다.
SK 더그아웃에서 만난 로맥은 동료들의 타격 장면을 오랜 시간 지켜보고 있었다. 동료 최 정이 전날 13년 연속 10홈런을 기록하며 홈런 1위(11개)를 위협하고 있다고 하자 웃으며 "열받았다"고 농을 칠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로맥은 "(최 정이)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동고동락하며 많은 점을 배우고 있다. 존경하는 선수"라고 했다.
쾌조의 발걸음이다. 로맥은 타율(3할8푼4리)과 홈런(11개), 타점(29점), 볼넷(16개), OPS(장타율+출루율·1.299), WAR(대체선수승리기여도·2.16) 등 타자 부문 지표 대부분에서 수위권이다. 지난해(타율 2할4푼2리·31홈런)보다 더 발전한 모습이다.
로맥은 "지난해 상대했던 투수들을 어느 정도 파악했고, 새롭게 보는 투수들도 있지만 자신있게 상대하려 한다. (KBO리그) 적응은 완료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 경기를 준비할 때 타석에서 어떻게 상대 투수에 맞설지 계획하고, 실행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특별한 변화는 주지 않고 있다"고 했다.
상대팀의 견제는 점점 심해지는 모습이다. 20일 롯데전에서 5차례 타석에서 볼넷만 4개를 얻었다. 로맥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안타나 홈런이 나오면 좋지만 볼넷으로 출루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며 "내가 볼넷으로 출루하면 동료들에게 그만큼 좋은 기회가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내가 편안하게 타석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최 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제를 덜 받았기 때문"이라며 "마찬가지로 내가 견제를 받는다면 다음 타석에 설 동료들이 편해질 수 있다. 선수들 모두 기회가 오면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끈끈한 신뢰를 드러냈다.
힐만 감독은 "로맥이 지난해 정경배 타격코치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올해는 스윙, 선구안 모두 많이 좋아졌고,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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