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롯데 자이언츠. 정 훈(31)은 타선에서 가장 주목 받는 선수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고비 때마다 한 방을 터뜨리고 있다. 1군 콜업 당일인 지난달 29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서 팀이 1-2로 뒤지던 3회말 1사 1, 3루에서 우익수 희생 플라이를 쳐내면서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날 롯데는 4대3으로 이기면서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5월 3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선 3-4로 뒤지던 9회말 1사 1, 2루에서 우중간 끝내기 2루타를 치면서 기적같은 역전승의 주역이 됐다. 이튿날 문학 SK 와이번스전에선 3-5로 패색이 짙던 9회초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대타로 나와 솔로포를 쳤고, 5일 SK전에선 1-1 동점 상황인 9회초 사구로 출루한 이대호를 대신해 1루 주자로 나서 도루를 성공시켰고, 7-1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 좌익수 앞 적시타로 8대1 승리를 완성시켰다.
올 시즌 전까지 정 훈의 입지는 좁았다. 지난 시즌 초반 주전 2루수로 출전하다 앤디 번즈에게 자리를 내주고 중견수로 전향했으나, 올 시즌을 앞두고 민병헌과 이병규가 새롭게 합류하면서 설 자리가 좁아졌다. 타격은 준수하지만 고질적인 수비 불안으로 주전 자리를 꿰차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개막 엔트리 합류에 실패한 정 훈은 퓨처스(2군)에서 칼을 갈았고, 한 달 만에 잡은 기회를 멋지게 살리고 있다.
마산 용마고를 졸업한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 신고선수로 입단했으나 1년 만에 방출되면서 프로의 쓴맛을 봤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2010년 롯데에 다시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두 시즌 동안 백업을 전전하는 듯 했으나 2012년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합류하면서 기량을 인정받았고, 이듬해부터 주전으로 거듭나면서 비로소 꽃을 피웠다. 그러나 경쟁은 점점 심화됐고 정 훈의 입지는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빠지면서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 했으나 정 훈은 기회를 보기좋게 살리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정 훈은 "야구장에 오는 것이 두렵고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2군에서 잡생각을 떨쳐내고 야구를 즐기는 자세를 배웠다"고 활약 비결을 밝혔다.
여전히 정 훈의 자리는 백업이다. 롯데 타선은 최근 활발한 타격감을 보이고 있고 내-외야 경쟁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공격에 비해 수비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 정 훈이 당장 설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잃을게 없다'는 위기의식과 투지는 정 훈의 가장 큰 힘이다. 어렵게 1군 무대로 돌아와 전력에 힘을 보태고 있는 정 훈이 스스로의 힘으로 다시금 주전 자리를 꿰찰지 주목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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