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잠시 쉬어야 할 때가 된 것인가. LG 트윈스 왼손 에이스라 불리는 차우찬 이야기다.
차우찬은 지난 6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게임에 선발 등판해 최악의 피칭을 하며 패전을 안았다. 4⅓이닝 동안 무려 13안타를 맞고 9실점했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피안타 경기이자 LG로 이적한 이후 최다 실점 경기였다. 연패를 끊으려 했던 LG는 차우찬이 초반 무너지는 바람에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다.
차우찬은 지난해와 비교해 확실히 하락세가 뚜렷하다. 지난해에는 승운이 따르지 않아 10승 밖에 올리지 못했을 뿐,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인 175⅔이닝을 던졌고, 평균자책점 3.43에 피안타율도 2할5푼2리로 에이스다운 모습이었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호흡을 맞췄던 류중일 감독이 올해 부임한 만큼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시즌 초 행보가 너무도 초라하다. 이날 현재 차우찬은 7경기에서 3승4패, 평균자책점 8.42를 기록중이다. 3선발 위치에 있음에도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경기마다 심한 기복을 보이고 있다. 3승 가운데 2승은 퀄리티스타트에 의한 호투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난달 13일 KT 위즈전(7이닝 3안타 1실점), 25일 넥센 히어로즈전(6이닝 4안타 1실점)이 그랬다. 두 경기만 놓고 보면 4년 95억원의 몸값이 아??지 않다.
하지만 패전을 안은 4경기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처참하기 그지 없다. 4경기 모두 실점이 6개 이상이었다. 지난 4월 19일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는 5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10안타를 얻어맞고 8실점했다. 올시즌 피홈런은 벌써 9개이고, 4사구 17개를 허용했다. 피안타율은 3할2푼9리로 팀내 선발 5명 가운데 가장 나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원인이 무엇이지에 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일단 전지훈련에서 훈련량이 적었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팔꿈치 통증 때문에 컨디션을 제대로 끌어올릴 수 없었다. 부상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연습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시범경기 막판에야 구원으로 잠깐 실전에 오를 수 있었다.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시즌을 맞을 수 없어 첫 주 로테이션은 건너뛰었다. 시즌 첫 등판은 팀의 7번째 경기였던 3월 31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이뤄졌다. 그때는 5이닝 5안타 4실점으로 나름 역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하지만 두 번째 등판인 4월 7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이닝 8안타 6실점으로 패전을 안으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이후 '퐁당퐁당' 투구를 이어가자 류중일 감독은 "날씨가 따뜻해지니까 좋아지지 않겠나. 항상 본인에게 물어보는데 괜찮다고 한다. 본인이 괜찮다는데 더 이상 물어볼 필요도 없고 믿으면 된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심상치 않은 수준이다. 직구 공끝의 힘도 떨어지고 제구도 높은 코스에서 형성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좌완 유희관은 지난 4일 LG전을 포함해 최근 5경기 연속 5실점 이상의 부진이 이어지자 2군행을 통보받았다. 구위와 함께 심신을 추스르라는 조치다. LG는 차우찬을 당장 로테이션에서 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난조가 계속된다면 특별한 조치를 가할 수 밖에 없다. LG의 최근 7연패 중 2경기는 차우찬 선발이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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