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팀컬러가 바뀌고 있다. 한화는 15일 현재 팀평균자책점 1위가 됐다. 4.50으로 2위 SK 와이번스(4.504)를 4모 차로 따돌렸다. 매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뀌겠지만 '일일 천하'라도 그 주인공이 한화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화의 팀평균자책점 1위는 1992년 빙그레 이글스 시절 1위(3.68) 이후 무려 26년만이다. 1992년은 이글스 레전드인 한용덕 한화 감독, 송진우 투수코치가 맹활약하던 때다.
만년 꼴찌, 10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 등 한화의 흑역사 속에는 늘 마운드 붕괴라는 아픔이 녹아있다. '썩어도 준치'라 했던가. 팀성적이 바닥을 칠 때도 한화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적자답게 방망이는 곧잘 돌아갔다. 매번 마운드가 문제였는데 올해는 상전벽해다.
한화는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저실점 야구를 실현하고 있다. 고득점-저실점이면 최상의 그림이지만 완전무결은 없다. 하나만 콕 집으라면 고득점-고실점보다는 그나마 저득점-저실점이 낫다는 내부 판단이다. 투타 엇박자가 아주 심각하지 않으면 마운드야 말로 효자라는 것은 야구 정설이다. 방망이는 어차피 사이클과 부침이 있다.
한화 마운드는 불펜이 이끌어가고 있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3.43으로 압도적인 1위다. 2위 롯데 자이언츠(4.05)와도 격차가 꽤 있다. 3위 KT 위즈(4.70)부터는 차이가 더 벌어진다. 반면 한화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5.39로 전체 8위다. 그나마 최근 들어 좋아지는 추세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선발은 꼴찌였다.
한용덕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마운드 강화를 강조했다. 한화는 수년간 못 쳐서 졌다기보다는 너무 많은 실점을 해서 무너졌기 때문이다. 김태균 정근우 이용규 송광민 등 주전 야수들의 존재로 인해 늘 중상위권 이상의 화력을 뽐냈다. 하지만 투수진의 경우 외국인 투수의 부진, 토종 선발 부재, 허약한 불펜 뎁스 등으로 고전했다. 매년 여름 승부처를 넘지 못했다.
한화는 15일 현재 3위(22승18패)에 랭크돼 있다. 한용덕 야구는 철저한 분업화와 함께 수비 강화로 마운드를 살찌우고 있다. 외국인 투수는 건강한 젊은 선발 투수를 골랐다. 키버스 샘슨과 제이슨 휠러는 KBO리그에 적응중이다. 샘슨은 3연승중이고, 휠러는 최근 4경기 연속 호투를 펼쳤다. 샘슨은 구위, 휠러는 제구. 각자의 무기가 점차 빛을 발하고 있다.
선발은 아직 정착되진 않았지만 '김재영-배영수 신구 조화'로 난관을 헤쳐나가고 있다. 일찌감치 로테이션을 고정해 다소 부진하더라도 꾸준히 기회를 제공했다. 김재영과 배영수도 최근 상승세다. 5선발은 아직 고민이다. 김민우는 다소 불안하다.
불펜은 따로 설명이 필요없다. 리그 구윈 1위인 정우람(1승14세이브, 1.08)은 든든한 마무리다. 서 균(6홀드, 0.00), 박상원(1승1패4홀드, 1.20)은 신인상 자격이 있는 신예들이다. 안영명(2승5홀드, 2.59) 송은범(3승3패2홀드, 2.96)은 셋업맨으로 활약중이고 이태양(1승, 4.15) 장민재(1승1패, 3.12)는 롱릴리프로 믿음을 준다. 한화 불펜에는 패전조(추격조)가 없다. 전원이 필승조다.
투수들이 안정적인 피칭을 할수 있도록 돕기위해 수비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제라드 호잉은 특급 방망이 실력 뿐만 아니라 폭넓은 외야수비, 강한 어깨를 자랑한다. 중견수 이용규는 국가대표 외야수고, 좌익수 양성우 역시 지난해부터 수비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외야 수비 안정과 더불어 내야 수비강화도 중요시한다. 수비실책이 8개인 정근우는 가장 믿을만한 찬스포지만 2군에 있다. 한 감독은 정근우의 수비가 좋아질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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