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시미즈전에서 허벅지 뒷 근육이 올라왔다.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쳤다. 가장 두려웠던 건 생애 첫 월드컵 출전 좌절이었다. 그러나 다행히 3주 만에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지난 13일 삿포로전에서 90분을 모두 소화하며 부상에서 완쾌됐음을 알렸다. 장현수(27·FC도쿄)는 16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부상은 다 나았다"며 자신 있게 얘기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예비명단에는 중앙 수비수가 6명이다. 통상 23명이 최종명단에는 네 명의 센터백이 포함되기 마련이다. 그렇게 따지면 결국 두 명은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괴물' 김민재(22·전북)가 부상으로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플랜 A의 핵심 센터백으로 장현수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장현수는 손사래를 쳤다. "월드컵 가는 것이 정해지지 않았다. 대표팀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경쟁을 해야 한다. 내가 플랜 A 수비의 핵심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
장현수의 별명은 '트랜스포머'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전술적 DNA가 뛰어나다. 그는 "스리백 경험도 있고 포백 경험도 있어 어느 전술이든 문제 없다. 온전히 감독님의 결정이다.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하는 것이 선수들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월 유럽 원정 2연전에서 장현수는 팬들의 맹비난에 휩싸였다. '가상 스웨덴전'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1대2 패)에서 두 번째 실점이 장현수의 실수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장현수의 공중볼 장악력에 의문을 품는 팬들이 많았다. 그는 "부정할 수 없다. 내 실수였다. 그 영상을 50번도 넘게 돌려봤다. 그러나 한 순간에 키가 커지고 점프력이 높아지지 않는다. 지금 내 상황에선 공중볼 약점에 대해 타이밍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월드컵을 통해 나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반전시키는 계기로 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현실 인식은 장현수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는 "상대국 선수들의 피지컬이 워낙 월등하다. 그런 선수들과 대등하게 경기를 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평소대로 하면 100전 100패다. 이를 악무는 수밖에 없다. 간절함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수비수들과 소통을 잘 해 맞춰나가야 한다. 다만 수비는 4명만 하는 것이 아니다. 11명이 다같이 수비를 해줘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했다.
팬들은 겉만 보고 비난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장현수를 제대로 알면 좋아할 수밖에 없다. 단지 멀티 능력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지도자들이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인성이 훌륭하다. 장현수는 "쑥스럽다. 훈련과 생활 면에서 팀에 헌신하려고 한다. 그런 부분을 지도자들께서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생애 첫 월드컵, 당연히 설렐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기대는 잠시 접어뒀다. 그는 "월드컵은 축구선수로서 23명에 뽑혀 한 번 나갈까 말까한 무대다. 출전하게 된다면 스스로도 자랑스러울 것 같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설레고 그런 것보다 준비를 잘 해야 한다"고 전했다.
실력으로 비난을 극복하겠다는 장현수. 그의 약속이 지켜져야 신태용호의 수비도 안정될 수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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