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내공이 덜 쌓였나봐요(웃음)."
점퍼 차림으로 더그아웃에 모습을 드러낸 김 감독은 파레디스 이야기를 하다가 "날씨가 덥네"라며 점퍼를 벗었다. 그러더니 "꽤 추운것 같은데"라며 어깨를 움츠리며 "파레디스 이야기를 할 땐 확 더워지더라. 아직 내공이 덜 쌓여서 그런가보다"라며 파안대소 했다.
20일 부산 사직구장. 더그아웃에 모습을 드러낸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이날 1군에 복귀한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를 향해 씩 웃으며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파레디스는 김 감독을 보자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뒤 동료들과 어울려 훈련에 매진했다.
한 달 만에 다시 돌아온 1군 무대다. 김 감독은 지난 4월 9일 파레디스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타격 부진 때문이다. 파레디스는 개막 이후 12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타율 1할7푼9리(39타수 7안타) 1홈런 1타점에 그쳤다. 10일 뒤인 18일 1군에 복귀 했으나 사흘 만인 21일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타격감은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김 감독 입장에선 속이 꺼멓게 타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
두 번의 2군행을 겪었던 파레디스. 표정은 밝았다. 동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면서 힘차게 배트를 돌렸다. 캐치볼을 하면서도 동료들과 포옹을 나누는 등 생기가 넘쳤다. 김 감독은 "원래 성격이 좋은 친구"라고 웃은 뒤 "인상까지 안좋았으면 벌써 집에 갔을 것"이라고 농을 쳤다.
김 감독은 이날 파레디스를 9번 타순에 기용했다. 팀 중심 타선에 힘을 보태는 외국인 타자의 역할을 생각해보면 '9번 파레디스'는 그를 바라보는 두산의 복잡한 시선을 대변하고 있다. 김 감독은 "1군에 왔으니 바로 기용하는게 맞지 않느냐"고 웃으며 "(타순을) 위로 올릴 상황은 아니다. (활약상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 스카우트 담당자는 최근 미국으로 건너갔다. 스카우트의 시즌 중 미국행이 특이한 것은 아니고, 다른 팀들도 모두 거치는 과정이지만 파레디스를 교체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야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두산은 최근 미네소타 트윈스 소속 내야수 바르가스와의 계약에 근접<스포츠조선 5월 18일 단독보도>했다.
바르가스는 지난해 미네소타에서 박병호와 포지션 경쟁을 했던 선수다. 주로 1루수 겸 지명타자로 뛰었다. 1990년생 푸에르토리코 출신으로 신장 1m95 체중 130kg의 육중한 몸을 자랑하는 타자다. 2014년 빅리그에 데뷔, 지난 시즌까지 4시즌 동안 통산 236경기 타율 2할5푼2리(783타수 197안타)-35홈런-116타점을 기록했다. 2016~2017시즌에는 2년 연속 10홈런을 달성했고, 4할대 중후반 장타율을 기록했다. 파레디스의 입지에 충분히 위협을 줄 수 있는 선수. 다시 1군 무대로 돌아온 파레디스는 과연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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