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단독인터뷰①] 안현모 "'BBMA' 중계로 호평? BTS에게 빚진 셈이죠"에 이어)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생방송. 영어를 한국어로 동시에 통역해 전달하면서 음악과 인물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과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것은 아무리 프로라고 해도 쉬운 일은 아닐 테다. 안현모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를 중계하는 내내 침착하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 뒤에는 철저한 준비와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팝을 즐겨 들었고,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았지만 방송에서 보여준 음악에 대한 높은 이해도과 폭 넓고 해박한 지식은 '준비'에서 나왔다는 것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방송에서 보여준 방탄소년단을 향한 애정 역시 중계를 준비하면서 커진 모양.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의 반응을 차근차근 살펴보며 방탄소년단의 세계적인 인기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의 측면에서 바라볼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는 이야기도 꽤나 인상적이다.
─ 방탄소년단의 세계적인 인기, 어떻게 보고 있나.
나는 음악 전문가가 아니기에 깊은 음악적 분석은 어렵지만, 해외 매체를 폭넓게 접하고 뒤져본 입장으로서 느끼는 점은 분명히 있다. BTS를 둘러싼 현상이 국내 초록창에서 보이는 것보다 훨씬 크고 깊다는 것이다. 얼핏보면 'ARMY(아미)'로 대표되는 일부 팬들의 취미활동으로 보이지만, 외신 기사나 칼럼 등을 읽어보면 실로 글로벌한 정치사회적 함의까지 내포하고 있단 걸 깨닫게 된다. 방탄을 모를 수도 있고, 방탄을 안 좋아할 수도 있지만, 지금 방탄이 증명하고 있는 새로운 질서로의 세대적 전환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 중계 준비는 얼마나 했나
열심히 했다. 많이 보고, 듣고, 읽는 게 준비다. 그런데 사실은 하루 차이로 오늘 한미 정상회담의 생방송 통역일이 있었다. 다행히(?) 공동 언론발표는 없다고 해서 어제 BBMA 방송 중 일이 취소됐지만, 다른 성격의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준비하느라 머리가 아팠다. 어느 순간엔 마치 트럼프 대통령이 Fake Love를 부를 것만 같았다.
- 평소 팝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지도 궁금하다.
거의 5살~6살 때부터 팝을 즐겨들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언니가 있는데, 학교 방송부 PD여서 CD를 광적으로 모으던 언니였다. 그래서 어제 공연했던 En Vogue나 Janet Jackson 도 나는 초등학교 때 집에서 CD로 맘껏 들었다. 안 그래도 어제 뉴욕에서 BBMA를 보던 언니로부터 카톡이 왔다. 나도 옛날 노래들을 들으니 언니 생각이 난다고 답장을 했다.
- 국내 대표 흑인음악 레이블 대표인 남편도 도움이 됐을 것 같은데
가요를 듣기 시작한 건 오히려 남편을 만나면서부터다. 한 쪽으로 너무 치우쳐 있던 나의 음악세계가 남편을 만나면서 넓어진 것이다. 랩음악도 나는 원래 친숙하지 않았었는데, 요즘엔 장난으로 같이 즉석랩을 하며 놀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남편은 분야를 떠나 정신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람이다. 내가 혼자 책상에 앉아 공부하고 있을 때 남편이 옆방에서 그냥 TV만 보고 있어도 존재 자체가 든든하고 힘이 된다.
- 추후 활동 계획도 궁금하다.
통역은 공부할 게 끝이 없고 너무너무 어렵다. 오죽하면 "통역은 아무리 잘해도 70점"이란 말까지 있다. 그만큼 100퍼센트 정확하게 옮기기란 불가능한데다, 오히려 자칫 말실수라도 하면 본전도 못 찾는 게 통역이다. 따라서 늘 실력을 갖추고 계속해서 발전하고 싶다. 한편으로 가끔은 너무 항상 살얼음을 걷는 것 같아서 전혀 색다르고 웃긴 분야에 도전하고 싶기도 하다. SBS 퇴사 이후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섭외가 종종 들어오는데, 아직까진 용기를 내지 못했지만 요즘은 예능과 교양의 경계가 허물어진 세상이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남편이 많이 응원해준다.
joonam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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