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돌풍. 이제는 가을야구를 바라보는 것도, 상위권을 탐내는 것도 결코 설레발이 아니다. 평일에도 야구장을 가득 채운 팬들이 이를 증명한다.
한화가 무서운 기세를 이어갔다. 22~23일 대전 홈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2연승을 기록했다. 22일에는 연장 접전 끝에 11회말에 터진 송광민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가져갔고, 이튿날인 23일에는 후반에 나온 홈런포로 제압에 성공했다.
지난달 잠실 원정에서 두산에 1승2패 '루징 시리즈'를 기록했던 한화는 이번엔 2승을 먼저 확보하면서 최소 '위닝 시리즈'를 하게 됐다. 또 그사이 1위 두산과의 간격이 더욱 좁혀졌다. 22일 승리로 단독 2위가 된 한화는 1승을 추가하며 두산을 2경기 차로 맹추격하게 됐다. 멀어보였던 선두가 사정권 내에 들어왔다.
한화는 5월들어 치른 18경기에서 14승4패로 승률 0.778을 기록 중이다. 10개 구단 중 가장 빼어난 성적이다. 두산, SK 등 상위권팀들이 주춤하는 사이, 안정된 마운드를 바탕으로 차곡차곡 승수를 쌓았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역시 상승세를 타며 중위권 순위 싸움을 흔들고 있지만, 한화가 선두에 서있다. 이번주 두산-SK를 차례로 만나는 힘든 6연전이기 때문에, 한화 코칭스태프는 "무리하지 않겠다. 5할 승률만 하면 성공"이라고 목표를 세웠다. 이미 2승을 했기 때문에 남은 경기는 부담을 덜어내고 치를 수 있게 됐다.
가장 달라진 것은 선수단 분위기다. 연일 이어지는 박빙 승부를 이기면서 더욱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플레이에 자신감이 붙어 상대와의 기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한용덕 감독도 "이제는 선수들이 어떤 상황에서 무슨 플레이를 해야하는지 알고 뛴다"며 흡족해하고 있다.
성적이 좋다보니 자연스럽게 팬들이 야구장에 몰린다. 한화는 올 시즌 들어 가장 뜨거운 팬들의 응원을 받고있다. 22일 두산전은 석가탄신일 공휴일을 맞아 1만3000석의 자리가 꽉찼다.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까지 유니폼이나 응원도구를 들고 야구장 주변에 서성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튿날인 23일에도 매진에 가까운 관중들이 들어찼다는 사실이다. 23일은 평일 저녁 경기였음에도 1만2357명의 관중이 모였다. 매진에서 약 600명 모자랐지만, 평소 대전 구장의 평일 경기 관중이 6000~9000명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열기를 실감할 수 있다.
아직 속단은 이르지만, 한화가 가진 저력은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지금의 상승세가 시즌 막바지에 어떤 결실을 맺을까.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대전=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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