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들의 성향은 크게 둘로 나뉜다. 유쾌한 성격을 앞세워 국내 선수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리면서 때로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반면 스스로의 기량을 발휘하는데 집중하는 '모범생 스타일'도 있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는 후자에 속한다. 동료들과 수다를 떨 때도 있지만 홀로 보내는 시간이 더 많다.
듀브론트는 남미 베네수엘라 출신이다. 2010년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데뷔해 시카고 컵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등을 거치며 통산 31승을 따낸 베테랑이다. 2013년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 때는 11승을 거뒀고, 포스트시즌에는 셋업맨으로 공헌했다.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만한 경력이다.
최근 성적도 나쁘지 않다. 시즌 초반 4연패를 당할 때만 해도 '퇴출론'이 나올 정도로 입지가 좁았다. 그러나 최근 4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2승을 기록하면서 반전에 성공했다. 남미 출신 선수들이 그동안 보여온 유쾌한 모습도 기대해 볼 만하다.
하지만 듀브론트는 여전히 과묵하다. 더그아웃이나 라커룸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거나 동료들의 연습, 실전 장면을 지켜보는게 전부다. 몇몇 외국인 선수들이 개인 성적이 좋을 때 드러내는 '필요 이상의 자신감'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과묵함을 넘어 내성적으로까지 보이는 듀브론트의 모습은 '적응' 면에서 걱정이 될만 하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런 듀브론트의 모습이 싫지 않은 눈치다. 조 감독은 "(듀브론트가) 성격이 좋은 친구"라며 "메이저리그 출신인데도 거만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말수는 적은 편이지만 그만큼 자기 자신의 투구에 집중하고 노력하는 선수"라며 "굵직하다"라고 표현했다. 듀브론트가 부진하던 시기 길던 머리카락을 자르고 체중 감량을 시도하는 등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에 합격점을 주는 모습이다.
최근 투구 역시 만족하는 눈치다. 조 감독은 "아무래도 낮선 리그다보니 초반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시즌 초반 추운 날씨 탓에 컨디션을 잡기도 어려웠을 것"이라며 "최근 QS를 거듭하고 있다. 22일(대구 삼성전)에선 완벽한 투구를 했다"고 칭찬했다.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반전 스토리를 써가는 듀브론트는 더그아웃 내에서도 점점 신뢰를 얻어가고 있다.
대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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