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성급한 유죄추정과 무책임한 휴머니즘이 양예원 사태의 본질을 가리고 있다.
유명 유튜버 양예원의 성추행 고발 여파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 인기스타인 수지마저 그 파문에 휩쓸리고 있다.
수지는 양예원 사태의 불똥이 튄 피해자일까. 팔로워 860만명을 가진 수지는 한 국민청원의 서명 수를 단 몇시간만에 1만여명에서 10만여명으로 10배 이상 늘렸다. 유명세의 힘이다.
하지만 수지가 '공개 동의'한 국민청원은 잘못된 내용이었고, 양예원 관련 행사와 아무 관계가 없는 한 스튜디오가 된서리를 맞았다. 사건 발생 10여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네티즌들은 문제를 일으킨 A실장의 스튜디오와 수지가 동의한 청원에 올려진 다른 스튜디오(편의상 B)를 혼동해 2차, 3차 가해를 하고 있다.
여기서 B스튜디오에 피해를 끼친 수지의 실수와 '양예원 사태'는 연관된 일이긴 하지만, 별개의 문제다. 수지가 잘못을 인정했다고 해서 양예원 사태의 향방이 바뀌는 것은 없다. B스튜디오는 그야말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수지를 향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작가가 스튜디오를 닫는다는 것은 곧 밥줄이 끊기는 것을 의미한다.
오히려 수지의 '섣부른' 행동은 그녀의 선의와 달리 '양예원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데 일조했다. 양예원이 제법 인기있는 유튜버라 하나, 수지를 향한 관심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대중의 관심이 양예원 사태보다 수지를 더 주목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이다.
수지의 대처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수지는 자신의 청원 동의가 문제가 되자 1차로 입장을 밝혔다. 수지는 "아직 수사중이다. 맞다. 아무것도 나온 게 없다.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다. 누구의 말이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수가 없다"라고 인정하면서도 '만약 이 글이 사실이라면'이라는 가정에 "휴머니즘(에 대한 섣부른 끼어듦)"을 섞어 무마하고자 했다. 말 그대로의 '사과'가 담긴 2차 입장이 먼저 나왔다면, 대중은 보다 빠르게 본질을 주목했을 것이다.
일각에서 논의되는 것과 달리 양예원 사태의 본질은 '현재까진' 성추행이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수지의 말 그대로다. 서로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고, 누가 사실이고 어느 쪽이 진실인지 알수가 없다. 양예원은 성추행과 노출 사진으로 인한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A실장은 "시간당 10-15만원 정도를 준 합의된 촬영이었다. 컨셉트도 미리 얘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두 사람의 주장을 검증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설왕설래는 할만큼 했다. 경찰이 아닌 사람들이 지금 해야할 일은 기다리는 것이다. 양예원 사태의 본질을 가리는 것은 '남자'가 아니라 성급한 '유죄 추정'이다.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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