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온두라스의 친선경기가 펼쳐진 28일 대구스타디움.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15분, '해결사' 손흥민(26·토트넘·잉글랜드)의 왼발이 번쩍했다. 손흥민은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이탈리아)가 찔러준 패스를 지체 없이 왼발슛으로 연결, 온두라스의 골망을 강하게 흔들었다. 3만3252명이 모인 달구벌, "손흥민"을 외치는 뜨거운 함성으로 물들었다.
손흥민은 자타공인 대한민국의 '에이스'다. 빠른 발과 정확한 슈팅은 물론 풍부한 경험까지 더했다. 이제 겨우 이십대 중반이지만, A매치만 60경기 이상 소화했다. 4년 전 브라질에 이어 또 한 번 월드컵 무대에 도전한다. 외부 시선도 비슷하다. 잉글랜드, 미국 등 해외 언론들도 손흥민을 '대한민국 에이스'로 평가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이날 친선전은 손흥민에게 더욱 특별했다. 2010년 12월 A매치 데뷔 후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찼기 때문. 손흥민은 부상으로 이탈한 기성용(30·스완지시티·잉글랜드)을 대신해 캡틴 자리에 올랐다.
부담이 큰 상황. 게다가 손흥민 또한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많은 경기를 소화하다보니 왼발목이 정상이 아니었다.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마지막 6주는 진통제를 맞고 뛰었다.
하지만 월드컵을 앞둔 손흥민의 눈빛은 활활 타올랐다. 평가전부터 그의 활약은 심상치 않았다. 전반은 답답한 양상으로 진행됐다. 실험이 이어지며 정상적인 경기력을 펼치기 어려웠다. 하지만 손흥민은 손흥민이었다.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 사이다 같이 시원한 슛을 폭발시켰다. 태극마크를 달고 넣은 21번째 골. 기세를 올린 손흥민은 더욱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공격에 나섰다.
특히 그와 함께 '투톱'으로 나선 황희찬(22·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과의 호흡을 끌어올리며 분위기를 띄웠다. 손흥민은 후반 32분 교체될 때까지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며 대한민국 에이스의 위엄을 다시 한 번 선보였다. 황희찬과의 투톱 테스트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맛봤다. 이들이 시너지를 낼 경우 대한민국 축구가 더욱 매서워진다는 것을 예고했다.
'캡틴' 손흥민의 한방은 달구벌을 열광시켰다. 대한민국도 홈에서 온두라스를 잡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대구=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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