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팬들 앞에서 묘기를 보이는 여유까지 보였다. 온두라스전 완승이 바꾼 신태용호의 풍경이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9일 대구스타디움 보조경기장에서 훈련에 나섰다. 이날은 대표팀의 오픈 트레이닝 데이로 진행됐다. 전날 온두라스를 상대로 기분 좋은 2대0 승리를 거두며, 당초 예상보다 많은 700여명의 팬들이 찾아왔다. 30도에 육박하는 뜨거운 날씨에도 팬들은 그늘 한 점 없는 경기장 주변에 늘어서서 열띤 응원을 보냈다.
이날 훈련에 온두라스전에서 엉덩이 타박상을 입은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과 무릎 부상 중인 김진수(전북)가 불참했다. 허리 근육 통증으로 온두라스전에 나서지 않은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체력 회복 중인 이재성(전북)은 가벼운 훈련을 소화했고, 발목 부상에서 회복 중인 장현수(FC도쿄)는 러닝으로 훈련을 대신했다. 부상자를 제외하고 전날 베스트11과 문선민(인천) 김민우(상주)는 회복훈련에 나섰다. 나머지 선수들은 미니 게임을 통해 감각을 조율했다.
이전까지 다소 무거웠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한층 부드러워진 분위기 속 훈련이 이어졌다. 신 감독은 이렇다할 지시 없이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선수들은 확실히 자신감을 회복한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팬들 근처까지 가서 손을 흔들고 공으로 가벼운 묘기를 보여주기도 하면서 팬서비스를 보이기도 했다.
김민우는 "일단 어제 경기 덕분에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다. 수비에서는 무실점을 했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며 "비록 온두라스가 멕시코와 비교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상대도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훈련을 통해 보완해서 월드컵에서 만날 더 강한 상대를 대비할 것"이라고 했다. 김영권(광저우 헝다)도 "오랜만에 하는 A매치라 많은 준비를 했고 이제는 진짜 정신차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무실점으로 끝내서 잘했다고 생각하기 보단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2대0으로 이겨서 분위기는 좋았지만 성용이형이나 감독님이 그 분위기에 취하지 말고 보스니아전 준비하는 단계를 즐기자고 했다"고 했다.
온두라스 주전조는 30분 정도의 회복훈련을 끝으로 연습을 마쳤다. 곧바로 팬들에게 다가가 사인과 셀카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최고 인기남은 역시 전날 결승골을 기록한 손흥민과 만점 데뷔전을 펼친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였다. 둘은 엄청난 사인공세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여유로운 손흥민과 달리 이승우는 팬들의 환호에 쑥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구를 홈으로 하는 조현우 역시 이들 못지 않은 인기를 과시했다.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월드컵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다른 선수들 역시 1시간 가량의 공개 훈련 후 팬서비스에 동참했다. 대구에서의 일정을 마친 대표팀은 이날 저녁 전주로 이동했다.
한편, 한국과 함께 F조에 속한 팀들의 평가전 일정이 다가오며 코치진들의 스케줄도 정리되는 모습이다. 스웨덴 분석을 맡은 차두리 코치는 2일(이하 한국시각) 열리는 스웨덴-덴마크전을 보기 위해 1일 출국한다. 때문에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에는 벤치에 앉지 못한다.
대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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