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출국장. 신태용 감독과 태극전사 23인이 사전 전지훈련 장소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레오강)로 떠나기 위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선수단을 배웅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출국장을 지킨 팬들과 일부 여행객들은 선수단을 향해 파이팅을 외쳤다. 그러나 선수단의 얼굴에서 미소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굳은 표정으로 연신 "감사합니다" 인사할 뿐이었다.
쉽지 않은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FIFA랭킹 61위)은 '디펜딩챔피언' 독일(1위), '조별리그 강자' 멕시코(15위), '높이의 팀' 스웨덴(23위)과 F조에서 격돌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크게 떨어진다. 일각에서는 '3전 전패'라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보여준 경기력도 의문을 증폭시킨다. 특히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41위)와의 국내 최종 평가전 및 출정식에서 1대3으로 완패하며 물음표를 떨치지 못했다. 당시 한국은 비슷한 수비 실수를 반복, 에딘 비스카에게 무려 3골을 허용하며 무릎을 꿇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객관적 전력을 떠나 '선수단에 독기가 없다', '간절함이 부족하다' 등 정신력에 대한 비판도 일고 있다.
신 감독과 태극전사 모두 자신들을 둘러싼 부정적 시선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신 감독은 출국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밖에서 그런 말씀을 하는 것이기에 맞는 것 같다. 이제는 최종 23명이 결정됐다. 간절함을 갖고 나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장' 기성용(29)도 작정한 듯 강한 다짐을 토해냈다. 그는 "최종 탈락한 선수들뿐만 아니라 그동안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동료들 몫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지금보다 훨씬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를 치르겠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는데, 발전한 모습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맏형' 이 용(32)을 비롯해 월드컵에 첫 출전하는 고요한(30) 황희찬(22) 등도 "무조건 열심히 하겠다"며 짧고 굵은 출사표를 던졌다.
오스트리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신태용호는 7일 볼리비아(57위), 11일 세네갈(28위)과 평가전을 치른다. 신 감독은 "평가전에서 우리의 모든 것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오스트리아로 넘어가서는 조직력을 높여 지금보다 훨씬 나아진 모습을 보이겠다"며 "국민께서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안다. 16강 이상 할 수 있도록 매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그 어느 때보다 굳은 결의로 월드컵에 나서는 신태용호는 오스트리아에서 열흘 간 최종 담금질을 마친 뒤 12일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동한다. 이후 스웨덴(18일), 멕시코(23일), 독일(27일)과 16강행 티켓을 두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친다. '통쾌한 반란'을 위한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됐다.
인천공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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