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 주전 유격수는 문규현(36)이다.
롯데가 56경기를 소화한 4일 현재, 문규현은 유격수로 44경기에 출전했다. 신본기(33경기)가 뒤를 따르고 있고 김동한은 단 1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런데 주전 유격수 자리를 놓고 말들이 많다. 문규현 대신 신본기가 주전 유격수 자리를 맡아야 한다는 것. 수비 범위나 송구능력에서 열세를 보이는데다 결정적인 실수가 많다는 게 유격수 교체 주장의 배경이다. 시즌 초반부터 불거진 이런 주장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문규현은 타율 2할3푼8리(122타수 29안타), 1홈런, 11타점, 17득점, 장타율 3할2푼, 출루율 2할8푼2리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신본기는 타율 2할3푼8리(171타수 52안타), 4홈런, 32타점, 25득점, 장타율 4할5푼6리, 출루율 3할6푼이다. 타격 면에서는 신본기가 문규현을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유격수는 타격만 갖고 판단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좌우를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수비력 뿐만 아니라 운동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타격 지표가 다소 떨어지더라도 수비 센스를 갖춘 선수들이 중용되는 이유다.
문규현의 수비율은 9할6푼7리로 신본기(9할6푼1리)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세부 수치를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야구전문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의 수비스탯(sFR)에 따르면, 수비 범위를 바탕으로 실점 억제 기여 여부를 보는 RNG에서 문규현이 0.75, 신본기는 -2.55를 기록했다. 수비RAA(평균 대비 실점 억제 기여)에서도 문규현은 0.62지만, 신본기는 -2.75다. 포지션 조정을 포함한 수비RAA, 승리기여(WAA with ADJ)에서도 문규현은 각각 2.20과 0.209로 신본기(-1.63, -0.152)보다 높다.
'유격수 문규현'의 가치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드러난다는 게 롯데의 판단이다. 김민재 롯데 내야수비 코치는 "유격수는 투수와 타자의 변화 뿐만 아니라 아웃카운트, 이닝 등 모든 것을 머릿 속에 넣고 움직이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신)본기는 아직까지 그 부분이 버거운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문규현은 벤치에서 지시가 나오기 전에 미리 움직이고 내야수들과 소통도 많다. 실책을 지적 받지만 '2차 실책'이 적다는 점에서 안정감도 있는 편이다"면서 "신본기의 연차가 적지 않지만 1군 풀타임 시즌은 올해가 첫 해다. 김하성(넥센 히어로즈), 허경민(두산 베어스)처럼 완성된 선수라 보긴 어렵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신본기가 문규현의 뒤를 이어야 하지만, 다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현재는 문규현이 신본기를 끌어가는 형태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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