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안정성을 자랑하던 넥센 히어로즈 선발진에 비상등이 켜졌다. 여러 악재 속에서도 팀을 지탱해오던 원동력이 그나마 선발의 힘이었는데, 이게 부쩍 약해진 것이다. 에스밀 로저스의 부상 이탈이 가장 큰 타격이었다. 또 5선발로 테스트를 하던 신인 투수 안우진도 2경기 연속 3회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급기야 불펜으로 돌리려던 신재영을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넣을 수 밖에 없게 됐다.
아직까지는 데미지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특히 10일 수원 KT전에서 한현희가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주면서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려놨다. 선발진에 변화를 주려면 이 타이밍이 가장 적합하다. 어차피 기존 로테이션은 붕괴된 상황이다.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 그나마 팀 분위기가 좋을 때 시도해보는 편이 바람직하다. 일단은 확실한 5선발을 다시 구해야 한다.
로저스 이탈 이후 넥센 5인 선발진은 제이크 브리검-최원태-한현희-신재영-안우진으로 한차례 재편성된 바 있다. 원래 장정석 감독의 계획은 신재영을 불펜으로 투입하고 안우진에게 5선발을 맡기는 것이었다. 그러나 로저스가 다치면서 선발 한 자리가 비어버리자 신재영을 다시 불러올 수 밖에 없었다. 불안하긴 해도 그나마 검증받은 투수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안우진이 무너졌다. 그래서 또 다른 선발을 찾아야 한다. 안우진에게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현재 선수단 내에서 현실적인 5선발 대안은 누가 있을까. 일단은 좌완 이승호와 김성민이 물망에 오른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일단 투구수가 확보돼 있어 선발로 기용해볼 여지가 있다. 선발 투수는 기본적으로 5이닝 이상을 던져줘야 한다. 아무리 좋은 공을 가졌어도 한계 투구수가 적으면 선발로 나설 수 없다.
때문에 선발 후보들은 아예 스프링캠프부터 투구수를 늘리는 훈련을 한다. 이승호와 김성민은 캠프 때 선발 후보군으로 분류돼 투구수를 늘렸다. 비록 시즌 개막 후 선발 기회를 얻지 못해 투구수가 줄어들기도 했지만, 지금 시점에서 선발로 내볼 만한 투수들임에는 틀림없다.
장 감독은 다른 카드도 고민하고 있다. 현재 불펜에서 가장 좋은 구위를 지닌 양 현을 선발로 넣을까도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구상 단계에서 일찍 접었다. 양 현이 많은 공을 던지지 않았기 때문에 투구수가 늘어나면 구위가 현저히 약화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선수의 몸에도 부담이 간다. 그러나 완전히 포기할 카드도 아니다. 아예 안우진과 '1+1' 시스템으로 묶어 쓰는 방안도 충분히 고려해볼 만 하다. 과연 넥센의 5선발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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