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 힐만 감독의 변신, SK 와이번스를 어떤 방향으로 가게 할까.
힐만 감독은 1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말끔한 얼굴을 보여줬다. 개막부터 기르던 수염을 정리한 것이다. 힐만 감독은 "더워지니 자른 것"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애썼지만, 분명히 심경의 변화가 있었음을 알리는 장면이었다.
힐만 감독의 변신은 외모만이 아니었다. 큰 결단을 내렸다. 4명의 엔트리 교체를 했다. 김광현이야 어차피 빠지기로 한 거였지만, 나머지 교체가 의미심장했다. 개막 이후 단 한 차례도 2군에 가지 않으며 총애를 받던 정진기가 내려갔다. 불펜 윤희상도 마찬가지.
그리고 불러올린 선수는 박정권과 김강민이었다. 사실상 힐만 감독의 구상에 없는 베테랑들이었다. 박정권은 첫 콜업이고, 김강민은 개막 후 단 3경기 교체 출전 후 2군에 내려갔었다. 한 타석도 못들어가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두 사람은 힐만 감독이 오기 전까지 SK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던 선수들이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을 키우고자 하는 의지가 컸던 힐만 감독은 이들을 배제했다. 힐만 감독의 선택에 김동엽, 노수광 등이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동안 팀에 헌신한 선수들이 하루아침에 자리를 잃게 되는 상황에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도 많았다. 확고한 주전은 아니더라도, 부진한 선수가 있으면 이 선수들과 엔트리 교체를 하며 기회를 줄 법 한데 힐만 감독은 그동안 매우 보수적으로 팀을 운영했다. 자신이 한 번 믿는 선수는 끝없이 기회를 줬다.
그렇게 '마이웨이'만 외치던 힐만 감독이 변화가 필요하다며 두 사람을 콜업했다. 코치들이 건의를 했는지, 아니면 프런트에서 의견이 들어갔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어찌됐든 이 선택을 힐만 감독이 혼자서 했을 가능성은 많지 않다. 최근 하락세의 팀 상황에 힐만 감독이 주변 의견을 들은 것으로 봐야 한다.
베테랑 고참들의 합류는 분명 선수단에 메시지를 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경기력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김강민은 13일 KIA전에 선발 출전해 상대 2루타성 타구를 지워버리는 명품 수비를 보여주기도 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 일시적인 변화일까, 아니면 팀 운영 방안을 바꿔보겠다는 힐만 감독의 의지 표출일까. SK 야구의 중반전을 보는 중요 체크 포인트가 될 듯 하다.
광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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