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48)이 지난해 7월부터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여론의 맹비난을 받았던 것 중 하나가 허술한 수비조직력이었다.
1년간 호흡을 맞춰도 완성하기 어렵다는 '변형 스리백' 카드를 꺼내 수차례 실험했지만 실패 또 실패였다. 신 감독은 지난해 10월 러시아, 모로코와의 유럽 원정 2연전에서 '변형 스리백'을 처음 가동했다. 변형 스리백은 리베로가 상황에 따라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로 역할을 옮기는 '포어(Fore) 리베로'를 맡는것이다. 결과는 대실패였다. 이후 스리백을 다시 사용한 건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 북한전이었다. 당시 권경원-장현수-정승현이 무실점 승리를 지켜내긴 했다. 그리고 지난 3월 유럽 원정 2연전 중 폴란드전에서 스리백 카드를 내밀었지만 1대2로 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각)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국내 마지막 평가전에서 다시 스리백을 가동했지만 1대3으로 졌다.
월드컵을 앞두고 신 감독은 머리가 복잡했다. 스리백을 과감히 접고 포백으로 전환하느냐의 기로에 섰다. 이후 신 감독은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서 가진 두 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포백을 활용했다. 그러면서 신 감독이 만진 건 디테일이었다. '캡틴' 기성용을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했다. 공격시 기성용이 센터백 자리까지 내려와 빌드업의 중심에 서고 수비 시 기성용까지 합세해 다섯 명이 수비를 펼치는 파이브백을 구성했다.
그리고 중점을 둔 것이 세컨드 볼 장악이었다. 그래서 수비라인과 미드필드 라인의 간격을 좁혔다. 그리고 상대의 실수가 나오거나 압박을 통해 공을 빼앗을 때까지 절대 앞으로 나가지 않았다. 그야말로 상대를 가둬놓고 막아내는 '질식수비'와 같았다. 마치 지난 16일 모로코를 1대0으로 꺾은 이란과 같은 그물망 수비를 펼쳤다.
게다가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전에서 "관중들의 함성이 굉장히 크다 보니 선수들 간에 의사소통이 어려웠다"는 발언으로 팬들의 질타를 받았던 김영권의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도 빛을 발했다. 문전 혼전 상황과 장현수가 뚫린 뒷 공간을 완벽에 가깝게 커버해주며 질식수비의 끝을 보여줬다.
스웨덴이 경기 초반부터 소극적인 경기운영을 펼친 것도 도움이 됐다. 스웨덴은 3분의 2 지점부터 한국이 틀어막고 서 있자 할 수 있는 건 '뻥 축구'밖에 없었다. 수비에서 한 번에 전방에 있는 올라 토이보넨을 향해 롱패스로 세컨드 볼을 따내려는 전략밖에 쓸 수 없었다.
그러나 65분간 스웨덴의 고공축구를 잘 막아내던 신태용호의 질식수비는 국제축구연맹(FIFA)가 도입한 테크놀로지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후반 20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김민우가 빅토르 클라에손에게 한 태클이 페널티킥으로 선언되면서 '캡틴' 안드레아 그란크비스트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칭찬받기에 충분했던 신태용호는 위험지역에 대한 파울을 반면교사 삼아 오는 24일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1승을 노려야 한다. 니즈니 노브고로드(러시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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