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짧게 자른 탓일까.
NC 다이노스의 로건 베렛이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2군에서 올라온 후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무패-평균자책점 3.26, 두번의 퀄리티스타트플러스를 기록했다.
2군에 내려가기 전까지 9경기에서 2승5패-6.49, 단 한 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던 투수 같지 않다. 특히 지난 20일 호투는 눈에 띄었다.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팀은 아쉽게 5대6으로 패했지만 이날 선발 베렛은 7이닝 6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깔끔한 피칭을 선보였다.
타자 몸쪽을 파고드는 직구와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KIA 타선을 막아냈고 강점으로 꼽히는 제구력도 돌아온 모습이었다. 4회 김주찬과 최형우의 연속안타를 맞은 후 안치홍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실점한 것이 유일한 '옥에티'였다.
사실 베렛은 팀이 유영준 감독 대행 체제로 바뀐 후 간신히 기회를 얻었다. 김경문 전 감독의 체제 하였다면 퇴출을 걱정해야했을 선수다. 김 감독은 여러차례 베렛을 1군에 복귀시킬 의사가 없음을 내비췄다. 구단과 김 전 감독 사이에 틈이 생긴 것도 이 때문이라는 추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유 감독대행이 감독 대행을 맡고 가장 먼저 한 일이 베렛을 1군에 복귀시킨 것이었다. 그는 베렛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하면서 "베렛과 면담을 했다. 베렛이 그동안 느낀 부분, 내가 지켜보며 느낀 단점을 허심탄회하게 주고 받았다. 섀도 피칭하는 모습을 지켜봤는데 나름대로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베렛 본인도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퇴출될 것이라는 압박을 받았을만 하다. 최근 '이를 악물고 던진다'는 평을 받을만큼 베렛의 투지가 눈에 띄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남은 문제는 베렛이 언제까지 호투할 수 있을 것인지 하는 문제다. 사실 베렛은 NC입단 당시 메디컬테스트 후 계약금 20만달러에 연봉 10만달러, 그리고 옵션 70만달러의 선수가 됐다. 몸상태에 일정부분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구단의 판단은 "활약에 지장이 없다"는 것이었다. 몇 경기 활약한 후 부진하다면 역시 구단 책임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프로선수는 결과로 말한다. 반대로 베렛의 호투가 계속된다면 유 감독대행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게 된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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