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잠실 LG 트윈스전. 롯데 자이언츠 투수 노경은에겐 특별한 날이었다. 이날은 지난 2015년 유방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노경은의 어머니, 고 전기순 여사의 기일이었다.
노경은은 두산 시절이던 지난 2015년 10월 30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구원 등판해 5⅔이닝 2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바 있다. 당시 노경은은 어머니의 기일인 '0623'이 새겨진 금속 팔찌를 차고 마운드에 올랐다가 구심의 주의를 받은 바 있다. 팔찌를 빼고 역투를 펼친 그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노경은은 이후에도 '0623' 팔찌를 부적처럼 지니고 다닌다. 야구장에서 아들의 호투를 누구보다 간절히 바랐던 어머니를 향한 헌사였다.
노경은이 어머니의 기일에 선발 등판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1주기를 앞두고 있던 지난 2016년 6월 22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동안 4안타 4탈삼진 4실점(3자책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적이 있다. 당시 노경은은 "23일이 어머니 기일이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이기고 싶었다"고 애뜻함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해에는 6월 22일 KT전에서 선발 등판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1이닝 만에 6안타(1홈런) 5실점을 하면서 고개를 떨궜다. 어머니 영전에 승리를 바치겠다던 다짐을 이루지 못했던 지난해의 기억, 기일에 맞춰 등판한 LG전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노경은은 LG전에서 1회말과 3회말 각각 1실점을 하면서 흔들렸다. 동료들이 지원 사격을 했다. 4회초까지 7득점을 하면서 노경은의 뒤를 받쳤다. 하지만 노경은의 구위는 4회말 난조를 보였고, 4실점을 하면서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불펜 난조로 롯데가 역전을 허용하면서 노경은의 승리 기회도 날아갔다. 사력을 다했지만 승리를 얻지 못한 노경은에겐 아쉬운 밤이었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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