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와 안아줘' 속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의 허그 본능을 자극하고 있다.
눈물이 마를 날 없는 장기용-진기주는 물론, 자신의 상처를 뛰어넘는 모성애로 중무장한 서정연과 결핍된 사랑을 잘못된 방식으로 채우려는 김경남까지 애잔함과 절절함으로 시청자들의 심장을 저격하고 있다. 지난주 방송된 17-18회는 연출, 대본, 연기 삼박자가 최고의 합을 보이며 '레전드 회차'로 등극, '안아주고 싶은' 캐릭터 열전이 펼쳐졌다.
MBC 수목 미니시리즈 '이리와 안아줘'(극본 이아람 / 연출 최준배 / 제작 이매진아시아, 컴퍼니 칭)는 희대의 사이코패스를 아버지로 둔 경찰과 톱스타가 된 피해자의 딸, 서로의 첫사랑인 두 남녀가 세상의 낙인을 피해 살아가던 중 재회하며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주는 감성 로맨스다.
극 중 채도진(장기용 분 / 어린 시절 이름 윤나무)과 한재이(진기주 분 / 어린 시절 이름 길낙원)는 각각 가해자의 아들, 피해자의 딸로 세상의 편견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묵묵히 살아간다.
도진은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주홍글씨에 스스로를 가둔 채 피해자에 대한 속죄를 평생의 숙제로 삼았고, 재이는 강제 피해자 아웃팅을 당하는 등 끊임없는 위협을 맞으면서도 당당함과 냉정함을 유지하려 애쓴다. 감당할 수 없는 과거가 서로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애써 담담하게 살아가려는 두 사람의 애절하고 애틋한 모습은 절로 안아주고 싶은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17-18회에서는 형 윤현무(김경남 분)의 칼에 찔려 생사의 고비를 넘게 되는 도진과 눈물로 그의 곁을 지키는 재이의 모습이 그려졌다. 두 사람은 서로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악몽 같은 고통 속에서 괴로워하며 상상뿐인 '행복'을 되뇌어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재이는 수술 후 깨어난 도진을 바라보며 "너랑 내가 도대체 뭘 잘못한 걸까.. 우리가 잘못한 건 그냥 서로 너무 좋아했던 거 그거 밖엔 없는 거 같은데, 그 벌은 아직도 달게 받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이제 조금만 더 행복해지고 싶어"라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아울러 도진의 어머니 채옥희로 분한 서정연은 애끓는 모정으로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극 초반 윤희재(허준호 분)의 잔혹한 실체를 목격한 뒤 공포에 떠는 연기로 긴장감을 선사했다면 회를 거듭할수록 절절한 모성애로 큰 울림을 전하고 있다. 친 딸인 채소진(최리 분) 뿐 아니라 배다른 아들인 도진과 현무까지 가슴으로 품어 안은 '어머니'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
지난주 방송에서 희재를 찾아간 옥희는 공포의 대상인 남편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울분을 토해냈다. 옥희는 희재를 바라보며 "현무는 지 아버지 사랑 한 번 받아 보겠다고, 저래 엇나가 결국엔 동생까지 찌른 흉악범이 돼버렸고.. 우리 나무는 네가 저지른 그 끔찍한 죗값 대신 치르느라 평생을 속죄하며 산다"면서 "이제 네 새끼가 아이라 내 새끼들이다. 내 새끼들 두 번 다시 괴롭히지 마라! 이 미친 악마 같은 자식아!"라고 발악해 어머니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자신이 받은 상처보다 자식들의 아픔을 덜어주기 위한 어머니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됐다는 평가다.
마지막으로 결핍과 열등감으로 비뚤어질 수밖에 없었던 현무는 아버지 희재처럼 완전한 악인이 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을 짠하게 만들었다.
도진과의 육탄전 끝에 "그때도 형하고 나 둘 밖에 없었어. 아버진 없었어. 그니까 제발 그만해 형"이라고 말하는 도진을 칼로 찌른 현무는 패닉에 휩싸였다. 자신이 저지른 일에 놀라는 현무의 모습과 소진에게 "죽으려면 네가 죽어라. 윤현무 네가 죽으라고"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도진이 살아있는지 확인하는 현무의 떨리는 목소리는 그의 본성은 완전한 악인이 아님을 가늠케 했다.
위악적이고 강한 척하지만 옥희의 돼지국밥 가게 근처를 맴돌고, 모진 소리를 들으면서도 소진에게만큼은 관대한 현무 역시 희재의 비뚤어진 애정과 양육방식의 피해자인 셈이다. 도진을 바라볼 때와는 다른 울림으로 그를 안아주고 싶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리와 안아줘'는 27일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중계방송으로 인해 결방되고 28일 목요일 밤 9시 30분 19-20회가 방송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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