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엄상백이 후반기 팀을 이끄는 필승조로 거듭날 수 있을까.
엄상백이 KT를 살린 경기였다. 엄상백은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믿을 수 없는 투구를 보여줬다. 엄상백은 팀이 5-4로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8회말 무사 1, 2루 위기서 고창성의 바통을 받아 마운드를 올랐다. 김진욱 감독은 제라드 호잉을 고의4구로 걸러보냈다. 엄상백이 맞은 상황은 무사 만루 대위기. 하지만 엄상백은 강타자 이성열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급한 불을 껐고, 정은원까지 삼진으로 잡아냈다. 그리고 마지막 백창수를 내야 땅볼로 유도하며 팀의 1점차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즌 4번째 홀드.
엄상백은 시즌 1승5패4홀드2세이브를 기록중이다. 그 중 1승2홀드는 최근 3경기에 몰아서 쌓았다. 그 직전 25일 넥센 히어로즈전도 1이닝 3탈삼진을 기록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최근 페이스는 필승조로서 더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엄상백에 악몽의 시즌이었다. 올해 32경기에 출전했지만 평균자책점 6.57. 시즌 개막 전 마무리 김재윤 앞 가장 강한 필승조 역할이 기대됐고, 시즌 초 김재윤이 어깨가 좋지 않았을 때 임시 마무리로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게 독이 됐다. 예상치 못한 중책을 맡았는데,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전 세이브 후 2연패를 당하며 스스로 위축되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게 긴 슬럼프로 이어졌다. 김 감독은 "자신의 공을 믿고 던져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렇게 1군과 2군을 왔다갔다하며 아까운 시간들을 보냈다.
그렇게 12일, 19일 2번의 2군행이 엄상백에겐 반전의 기회가 됐다. 7월7일 복귀 후 8경기에서는 8일 롯데 자이언츠전 ⅔이닝 4실점(3자책점) 경기를 제외하고 제 모습을 찾았다. 한화전에서는 최고 150km의 강속구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사이드암 투수가 150km의 강속구를 뿌리면, 상대 타자들이 이를 대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변화구 제구가 잘 안되자 자신있게 직구로 승부하는 장면이 보기 좋았다.
엄상백은 "감독님, 코치님께서 어려운 상황인데도 믿고 내보내주셔서 힘을 냈다. 볼넷을 주지 않으려 했다. 또 삼진을 잡았어도 잊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했다"고 말하며 "최근 몸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부담을 버렸다. 연습 때 부담 없이 하려고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기뻐했다.
KT는 최근 불펜진 구성이 어려운 상황인데, 엄상백이 7~8회 필승조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준다면 천군만마를얻는 것과 다름 없다. 불펜 전력을 떠나 KT 팀 전체 전력 상승으로 이어진다. 과연, 엄상백이 지금의 상승 페이스를 잘 이어갈 수 있을까.
대전=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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