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전남과 울산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21라운드 대결이 펼쳐진 광양축구전용구장. 경기 시작 두 시간여를 앞두고 온도계가 36도까지 치솟았다. 홈팀인 전남은 그라운드에 물을 뿌리며 열기 식히기에 나섰다. 온도가 34.5도로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더위는 쉽게 가시지 않았다.
격돌을 앞둔 양 팀 감독도 '살인적인 더위'에 한숨을 내쉬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너무 덥다. 이런 날씨에는 사실상 정신력으로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상철 전남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었다. 유 감독은 "유고비치가 열사병으로 이틀 동안 입원했었다. 어지럽고 열이 나고, 구토까지 해서 경기에서 제외했다"고 전했다.
35도를 훌쩍 넘는 무더위. 실제로 이날 전라도 일대는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20일 이상 지속되고 있는 살인적인 더위. 기상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을 갈아치울 정도로 대한민국 전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뻘뻘 나는 무더위 속에서 선수들은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전후반 각각 1회 쿨링 브레이크(K리그 제39조 10항)를 도입해 선수들에게 휴식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역부족. 연맹은 4일과 5일에 열린 K리그1·2 전 경기의 킥오프 시각을 일몰 이후인 오후 8시로 변경했다. 사상 초유의 폭염으로 인한 선수-관중의 건강과 안전 문제를 고려한 긴급 조치였다.
김 감독은 "오후 7시와 8시의 온도 차이는 거의 없다. 하지만 해가 진 뒤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뛰는데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감독 역시 "온도가 조금이라도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 선수들에게는 나을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킥오프 시간을 한 시간 바꾼 것이 본질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특히 올해는 월드컵 관계로 7~8월에 유독 경기가 몰려있다. 대한축구협회(FA)컵 및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까지 소화할 경우 경기 수는 훨씬 늘어난다.
유 감독은 "연맹에서 시즌 일정을 짤 때 올 여름이 이렇게 더울 것으로 예상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작 시각을 한 시간 늦춘다고 해서 선수들의 회복이 빨라지는 것은 아니다. 만약 주중·주말 경기를 했다면, 그 다음 주에는 한 경기만 하는식으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폭염 속에서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는 울산이 후반 41분 터진 황일수의 결승골을 앞세워 2대1로 승리했다. 울산은 전반 10분 임종은의 헤딩슛으로 앞서갔으나 후반 4분 전남의 완델손에게 골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후반 41분 황일수의 왼발슛을 앞세워 원정에서 2대1 승리를 챙겼다. 승점 3점을 보탠 울산은 5경기 무패행진(2승3무)을 달렸다. 동시에 4위로 뛰어올랐다.
광양=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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