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부터 어긋났다.
두산 베어스는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시즌 12차전에서 2대12로 완패했다. 전날(14일) SK를 상대로 6대3으로 이긴 두산이지만, 좋았던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날 두산의 선발투수는 이용찬이었다. SK 선발이 김광현이라 만만치는 않지만, 이용찬도 최근 페이스가 나쁘지 않았다. 7월에 잠시 주춤했던 이용찬은 가장 최근 등판인 9일 KT 위즈전에서 7이닝 2실점 호투하며 4경기만에 시즌 11승 사냥에 성공했다.
그런데 이용찬이 공 6개만 던지고 강판됐다. 1회초 선두타자 노수광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이용찬은 2번타자 김강민과 상대했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꽂아넣고, 2구째를 김강민이 받아쳤다. 직선타가 마운드쪽을 향했다. 이용찬은 무의식적으로 공을 던지는 오른손을 뻗었고, 타구는 손바닥과 손날 사이에 맞고 속도가 느려지며 2루수 방면 내야 안타가 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보통 투수들이 타구를 캐치하기 위해서는 글러브 낀 손을 뻗도록 훈련을 하지만, 이용찬은 짧은 순간 미처 방어할 새도 없이 공 던지는 손을 뻗었다. 통증이 심각한듯 한동안 고통을 호소하던 이용찬에게 구단 트레이너가 달려나왔고, 곧바로 투수가 교체됐다. 투구를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행히도 이용찬이 교체 직후 인근 병원에서 받은 정밀 검진 결과 단순 타박상으로 밝혀졌다. 17일부터 시즌이 중단되기 때문에 충분한 회복 시간이 있고, 아시안게임 대표팀 출전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손쓸 틈 없이 선발 투수가 조기 강판된 두산은 이길 방법을 찾지 못했다. 윤수호가 몸도 제대로 풀지 못하고 마운드에 올라와 제이미 로맥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경기가 27분동안 우천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1회는 추가 실점 없이 막았지만, 1⅓이닝 동안 5실점하고 물러났다.
이용찬이 아웃카운트를 한개도 못잡고 물러났기 때문에 9이닝 내내 불펜을 가동해야 했던 두산은 계속해서 추가점을 내줬고 결국 끝까지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2회초 5실점 후 2회말 공격때 타자들이 곧바로 따라가는 점수를 만들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었겠지만 상대 선발인 김광현은 영리한 투구로 두산 타선을 제압했다. 내내 눌려있던 두산은 승부의 추가 SK로 기운 이후인 경기 후반 어렵게 2점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이용찬의 부상이 크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2위와 격차를 최대한 벌린 채 휴식기를 맞고싶던 두산의 계산은 조금 빗겨났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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