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다! 장해, 서정아!"
'원조 도마의 신'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 도마 은메달리스트 여홍철의 목소리가 떨렸다. 이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유가 있다. 23일 오후(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국제 엑스포(JIEXPO)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결승. 그의 딸, '도마공주' 여서정(16)이 출전했다.
딸의 경기를 중계하는 아버지의 마음. 떨리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는 "오전 훈련 가기 전에 통화를 했다. 문자도 했다. '긴장된다'고 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하라고 했습니다. 차분히, 급하게 서두르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열여섯, 여서정은 난생 처음 국제종합대회에 출전했다. 하지만 떨지 않았다. 대담했다. 그는 예선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체조 선배이자 아버지인 여홍철은 "1차 시기만 잘 넘어가 준다면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기 기술만 해주면 무난히 메달을 딸 것으로 생각합니다"라며 응원했다.
아버지의 응원을 들었을까. 도마 앞에 선 여서정은 거침이 없었다. 여서정은 1차시기 난도 5.80 기술을 구사했다. '도마를 앞 짚은 후(핸드스프링) 몸 펴 앞공중 540도 비틀기'다. 14.525점(난도 5.800 실시 8.725점)을 받았다. 하지만 1차 시기 착지 때 살짝 실수가 있었다. 여홍철은 "네, 괜찮아요. 발이 선 밖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큰일 날뻔했습니다. 예선 만큼만 한다면 메달을 딸 것 같습니다"라고 힘을 줬다.
모두가 숨죽인 마지막 시기. 아버지 여홍철은 딸과 한 마음으로 뛰었다. 2차시기 난도 5.40 기술을 시도했다. 옆으로 손짚어 뒤로 손짚어 몸펴 뒤공중 720도 비틀기, 기술은 완벽했다. 14.250점, 평균 14.387점으로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여서정은 기대에 보답하듯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홍철은 선배 입장에서 "여자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32년 만입니다. 도마에서는 첫 금메달입니다"라며 침착한 듯 말했다. 그러나 아버지의 마음을 숨길 수는 없었다.
"서정이가 그동안 고생 많이했거든요. 제가 내려가서 안아주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장하다! 장해, 서정아!"
자카르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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