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믿기지 않는 경기력이었다.
한국대표팀이 28일 인도네시아 GBK야구장에서 열린 홍콩과의 경기에서 21대3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낯부끄러운 승리였다. 큰 점수차이긴 하지만 콜드게임 승을 달성하지 못하고 9회에 한 투수를 상대로 10점을 몰아냈을 뿐이다. 8회까지는 꽉 막힌 타선에 마운드까지 흔들리며 위태로웠다.
홍콩은 대만에 1대16, 콜드게임으로 패한 약체다. 하지만 대표팀은 이 홍콩팀을 상대로 힘든 경기를 했다.
콜드게임을 기대했지만 그럴만큼 타선이 활발하지 못했다. 선발 임찬규는 5-1로 앞서던 4회 1사 후 홍콩의 4번타자 매튜 홀리데이에게 솔로포까지 헌납하는 실망스런 투구를 했다. 4이닝 4안타(1홈런) 8탈삼진 2실점. 투구수는 49개를 기록했다. 이용찬은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6회 등판한 장필준은 다시 실점했다. 선두타자 령호남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후 로호람에게는 5구만에 볼넷을 내주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이날 홈런을 기록한 홀리데이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실점했다.
타선은 홍콩 선발 영쿤힌의 90㎞대 아리랑볼에 고전했다. 3회 무사 만루 상황에서는 단 1점을 얻는데 그쳤고 타자들은 내내 외야수 정면으로 보내는 뜬공을 쳐내기 일수였다. 영쿤힌은 5이닝 8안타(1홈런) 6볼넷 7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에도 8회까진 호쾌한 타격이 나오지 않았다. 짜내듯 점수를 추가했다. 5-2로 앞서던 6회 이정후의 투런포와 손아섭의 희생타로 3점을 추가하긴 했지만 2사 만루에서 황재균은 루킹삼진으로 돌아섰다. 7회에도 점수를 추가하지 못해 콜드게임은 물건너갔다. 9회에 기량이 한참 떨어지는 유엔춘팡을 상대로 홈런 4개를 때리며 10점을 추가했다.
양의지가 4타수 무안타, 손아섭이 3타수 무안타, 김현수는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7회까지 멀티히트를 기록한 타자는 이정후와 박해민 뿐이었다.
KBO리그가 트리플A 수준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지만 한국의 강타자들이 즐비한 이날 타선은 싱글A에도 못미치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프로리그도 없는 홍콩에 고전을 했으니 말이다. 대만전의 부진이 일시적인 컨디션 저하가 아닌 '실력'이라는 지적이 나올만 하다.
이래서는 슈퍼라운드에 올라가서도 쉽지 않다. 홍콩보다 한수위라고 평가받는 중국에도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야구가 '우물안의 개구리'라는 소문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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