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축구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황희찬(22·잘츠부르크). 이번 대회는 그에게 성장의 계기가 될까.
황희찬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몰이를 하고 있는 인물 중 하나다. 지난 6월 러시아월드컵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던 그는 아시안게임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당당히 김학범호에 승선했지만, 시작부터 꼬였다. 황희찬은 조별리그 바레인과의 1차전 교체 투입으로 대회를 시작했다. 말레이시아전에선 선발로 출전했으나,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까지도 마찬가지였다. 교체로 들어간 황희찬은 계속해서 돌파를 시도했다. 효과적인 공격은 아니었다.
부진하던 황희찬은 연장 후반 12분 황의조가 페널티킥을 얻어내자 키커를 자청했다. 주장 손흥민이 킥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황희찬이 자신 있는 표정으로 다가왔다. 손흥민은 흔쾌히 양보했다. 돌파구가 필요했던 후배 황희찬을 돕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를 믿었다. 황희찬은 공을 골문 오른쪽으로 차 넣으며, 대회 첫 골을 기록했다. 그 순간 대표팀은 환호했다. 황희찬은 유니폼 상의를 벗는 세리모니를 했다.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고 검지를 입에 갖다 대며, 마치 조용이 하라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많은 비난을 받던 황희찬이기에 이 세리모니도 논란을 불렀다.
황희찬은 기로에 서있다. 소속팀에서 보여줬던 좋은 경기력을 연이은 큰 대회에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고 장점인 돌파력에 세밀함을 더해야 한다. 정신적으로도 더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 황희찬은 황의조가 얻어낸 페널티킥으로 골을 만들었다. 물론 극적인 순간의 득점으로 흥분했을 수 있지만, 논란의 세리모니를 할 필요까진 없었다. 다른 행동보다는 일단 실력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동료들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황희찬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손흥민은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뒤 "(황)희찬이를 좋아하는데 이번 경기를 하면서 힘들었을 것 같다. 그런 상황을 생각해서 페널티킥을 차게 했다. 골을 넣어서 희찬이가 자랑스럽다. 교체로 들어가서 상대를 흔들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치켜세웠다.
유스 시절, 그리고 연령 대표 시절부터 함께 해온 동료들도 묵묵히 응원하고 있다. 황인범은 "희찬이에게 위로보다는 해줄 수 있는 건 방에서 같이 웃으며 이야기하고 경기 얘기를 하는 것 뿐이다. 중요한 순간에 득점을 해서 진짜 누구보다 내가 기뻐했고 고마웠다. 벅차 오르는 감정 때문에 더 힘을 냈다. 희찬이는 4강을 넘어서 결승까지 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줄 선수다. 오늘 득점을 계기로 자신감을 찾고 늘 해온 대로 침착하게 경기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진현은 "6년 동안 봐오면서 항상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선수다. 믿고 있고, 그렇게 해줄 것이다"라고 확신했다.
황희찬이 부진할 때마다 동료들은 묵묵히 응원하고 있다. 축구팬들 역시 마찬가지다. 황희찬은 아직 20대 초반의 나이.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선수다. 다만 이번 대회를 계기로 그 가능성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실력 뿐 아니라, 성숙하고 강인한 정신력도 필요하다.
보고르(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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