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이쯤되면 들키려고 작정한 게 틀림없다.
KBS2 주말극 '하나뿐인 내편'이 여러가지 의미로 아슬아슬한 강수일(최수종)-김도란(유이) 부녀의 재회기를 그리며 시청자를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16일 방송된 '하나뿐인 내편'에서는 28년 만에 서로의 존재를 받아들인 강수일과 김도란의 모습이 그려졌다. 강수일은 김도란이 만난다는 친구 할머니가 금옥(이용이)이라는 걸 알고 도란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힌 데 대한 통탄의 눈물을 쏟았다. 강수일은 김도란이 불행해질 것을 우려해 멀리 떠나려 했지만, 금옥으로부터 모든 사실을 전해들은 김도란은 '아빠'를 부르짖으며 강수일을 잡았다. 그렇게 28년 만에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 강수일과 김도란은 둘 만의 추억이 담긴 국수집을 찾는 등 재회의 기쁨을 누렸다.
먼 발치에서라도 딸의 행복을 지켜보고 싶었던 강수일이 딸의 행복을 위해 이별을 결심하는 모습, 그리고 그런 아빠를 눈물로 붙잡은 김도란의 모습은 시청자의 눈시울을 붉히기 충분했다. 기나긴 가시밭길을 지나 재회한 부녀인 만큼, 이들의 행복을 응원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다음 행보가 아이러니였다. 강수일이 김도란을 떠나려 했던 이유는 명확했다. 김도란의 시어머니 오은영(차화연)과 동서 장다야(윤진이) 등 김도란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의 불편한 시선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김도란이 자신의 딸이라는 것까지 밝혀진다면 과거의 사연이 딸에게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해서였다.
그래서 이들의 부녀 관계는 둘만 아는 비밀이 되었어야 했다. 하지만 아예 들키려고 작정이라도 한 것인지 잠옷 차림으로 강수일을 찾아가고 시도 때도 없이 '아빠'를 불러대고 팔짱까지 끼는 김도란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답답하게 만들 뿐이었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안 그래도 뻔한 출생의 비밀 클리셰가 더욱 정형화되고 있다는 것. 드라마 좀 본 시청자라면 김도란이 강수일을 아빠라고 부르는 걸 들은 장다야의 이간질과 집착으로 둘의 관계가 밝혀지고, 오은영을 필두로 한 '헬 시월드'가 오픈될 것이라는 예측 쯤은 쉽게 할 수 있게 됐다.
물론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파격 반전이 존재할 수도 있겠으나, '하나뿐인 내편' 드라마 자체가 이제까지 별다른 반전과 신선한 전개보다는 식상한 클리셰에 기대어 극을 진행시켜 왔던 만큼 그런 기분 좋은 기대를 갖는다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시청률을 보장하는 KBS2 주말극인 만큼, 시청률 면에서 보면 '하나뿐인 내편'은 난공불락의 요새다. 이날 방송 또한 32.1%, 36.2%(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부동의 주말극 1위임을 공고히 했다. 하지만 이런 성적이 정말 드라마의 자체적인 힘 덕분인지, 아니면 KBS2 주말극 자리이기 때문인지는 한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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