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베트남대표팀 감독은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아시안컵 호성적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23일(한국시각) 베트남 매체 '뉴스 24'는 '아시안컵과 박항서의 문제'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박 감독은 응우옌 아인득과 응우옌 반꾸엣을 발탁하지 않고 아시안컵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박 감독은 지난 18일 UAE아시안컵 예비명단을 공개했다. 27명 중 눈에 띈 건 탈락자였다. 아인득과 반꾸엣이었다. 특히 아인득은 지난 15일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스즈키컵 결승전에 출전, 득점을 터뜨리기도 했다. 1m82의 아인득은 동남아시아에서 위협적인 피지컬을 자랑하지만 아시안컵에선 평범한 수준이다. 또 나이가 서른 셋이라 체력회복 면에서 젊은 선수들보다 느려 박 감독의 구상에서 제외됐다.
대신 박 감독은 베트남축구의 미래를 챙겼다. 5명의 선수를 21세 이하 선수로 소집했다. 내년 9월부터 막을 올릴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사실 월드컵 최종예선에 오른다는 건 베트남과 박 감독에게 어려운 여정이다. 무엇보다 23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한 챔피언십 준우승,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4강, 동남아시아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스즈키컵 우승 등 더 올라설 곳이 없다.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을 통해 떨어질 일만 남았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정상에 갔을 때 떠나야 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있다"며 "옳은 말씀이지만 저는 아직도 계약기간이 1년 넘게 남아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보다 더 큰 행운이 올 수도 있고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지만 지켜야 하는 약속이고 내가 할 일이기 때문에 피할 생각이 없다. 스스로 헤쳐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박 감독의 말대로 포기는 없다. 박 감독은 UAE아시안컵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결과는 신경 쓰지 않고 젊은 선수들의 경험 쌓기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충돌할 더 강한 팀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박 감독의 장기계획이다.
다만 냉혹한 현실은 인정했다. 지난 22일 바쁜 일정에도 '홍명보 자선축구'에 참석했던 박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만 통과하면 큰 성공"이라며 웃었다. 이어 "아시안컵 끝나면 23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하는 2020년 도쿄올림픽 1차 예선이 치러진다. 아시안컵은 강팀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이 정도 목표를 잡았다. 어느 대회나 경기를 준비하는 것도 부담도 똑같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은 UAE아시안컵에서 이란, 이라크, 예멘과 함께 D조에 편성됐다. 지난 2007년 이후 사상 두 번째로 아시안컵에 도전하는 베트남이다. 다만 박 감독의 계획은 베트남 국민들의 기대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미 앞선 세 차례 대회에서 환희를 맛본 베트남 국민들은 UAE아시안컵의 매 경기를 주목하고 있다. '박항서 매직'을 다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박 감독은 계속된 관심과 격려를 바랐다. 그는 "(한국 국민들의 응원이) 조금은 부담이 됐지만 정말 큰 힘이 됐다. 내년에도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베트남대표팀 감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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