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나성범(30·NC 다이노스)은 올 시즌 뒤 '빅리거'의 꿈을 이룰까.
나성범에게 2019년은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 프로 7년차인 그는 올 시즌 FA 자격 일수를 채우면 포스팅 신청 자격을 얻는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 전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앞서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2014년)와 박병호(현 넥센 히어로즈·2015년·미네소타 트윈스)가 이런 방식으로 메이저리그행에 성공한 바 있다.
나성범은 NC가 자랑하는 프렌차이즈 스타다. 지난 2013년 KBO리그 첫 시즌부터 NC 유니폼을 입고 지난해까지 간판 타자로 활약했다. 통산기록은 784경기 타율 3할1푼5리(3071타수 966안타), 141홈런 603타점 88도루. 지난 시즌에도 타율 3할1푼8리(556타수 177안타), 23홈런 91타점 15도루로 5년 연속 3할, 3년 연속 170안타-20홈런을 기록했다.
나성범은 정교함과 파워, 스피드를 두루 갖춘 호타준족의 좌타자로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팀들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10여개 팀이 스카우트를 보내 나성범의 활약을 관찰한 바 있다.
선수 본인의 의지도 확고해 보인다. 나성범은 지난해 5월 '슈퍼 에이전트'로 불리는 스캇 보라스의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에이전시 계약을 맺었다. 새 시즌 준비도 보라스와 함께 시작한다. 나성범은 3일부터 오는 25일까지 미국 LA의 보라스 스포츠 트레이닝 인스티튜드(BSTI)에서 개인 훈련을 펼친다. BSTI는 보라스 사단 소속 선수들을 위한 개인 훈련 시설로, 최첨단 시설 및 각 분야 전문 인력이 상주하고 있다. 시즌을 앞둔 보라스 사단의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찾을 이곳에서 빅리그 진출이라는 나성범의 목표는 더욱 단단해질 전망이다.
친정팀 NC에게 나성범은 'NC 그 자체'다. 그의 이탈은 전력 약화 뿐만 아니라 흥행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지난해 7월 한-미 협정을 통해 포스팅제도가 최고액 입찰제에서 전구단과 30일 간 자유협상으로 개정되면서 이적료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 그러나 창단 이래 팀을 위해 줄곧 헌신한 나성범의 꿈을 가로막기는 쉽지 않다. 나성범이 올 시즌 주장직을 맡아 활약 의욕을 불태우고 있는 부분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나성범이 포스팅으로 해외에 진출하면 KBO리그 복귀 시 친정팀 NC로 돌아와야 하는 점까지 생각해보면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어진다.
김종문 NC 단장은 "선수가 가진 권리를 존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한-미 협정 개정으로 구단에서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도 줄어들었다"며 "(나성범이) 포스팅을 통해 좋은 제의를 받으면 충분히 고민해 볼 수 있다. 구단도 선수와 함께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수로 지적되는 것은 올 시즌 활약이다. NC가 지난해처럼 부진을 반복하면 나성범이 스탯을 쌓아 올릴 기회도 부족해지고, 곧 상품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동안 기대 이하의 조건을 수락했던 여러 선수들이 미국 무대에서 찬밥신세에 머물다 돌아온 바 있다. 때문에 나성범이 포스팅 대신 2020년 이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쪽으로 방향을 틀 여지도 있다. 이에 대해 김 단장은 "선수의 가치가 한 해의 성적 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제의를 하는 팀이) 그간의 성적 등을 토대로 다각도로 관찰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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