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보상태에 놓인 FA제도 개선이 2019년에는 이뤄질까. 정운찬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는 신년사에서 제도개선 개혁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FA와 드래프트 등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 FA제도는 매년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지만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해관계가 충돌하기 때문이다. 지출을 줄이려는 구단 VS 이적 권리를 손에 쥐려는 선수(선수협). 지난해 9월 10개 구단과 KBO는 FA상한제와 FA등급제-자격취득연한 축소를 골자로 하는 협상안을 제시했다. 10월초 선수협은 거부의사를 밝혔다. 2019년 재협상은 가능할까. 선결조건이 필요한 상황이다.
KBO 관계자는 "FA 제도 개선에 대한 필요성은 양측이 모두 인지하고 있다. 총재님도 의지를 가지고 임하고 있다. 선수협 역시 수장을 선출하면 향후 논의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협은 여전히 회장 선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막중한 책임감 때문에 선수들이 고사하고 있다. 현재는 집단 지도체제다.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변호사)이 업무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평소라면 몰라도 중요한 제도개선의 경우 회장 부재로 인해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여의치 않다는 지적이다.
표면적으로는 지난해 FA상한제(최고 4년 80억원, 계약금은 총액 30% 이내)를 선수협이 거부한 것이 협상결렬 이유다. 속내를 들여다 보면 FA 등급제도 의견 충돌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등급제의 핵심은 보호선수 범위였다. 구단측 FA등급제의 경우 A급은 기존 보호선수 20명 외, B급은 25명 외, C급은 30명 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협 입장은 B급의 경우 25명도 장벽이 높고, C급의 경우 아예 보호선수를 없애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FA상한제는 재정난을 호소하는 구단들의 생각이었다. 수 년간 대어급 FA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마지노선이라 여겨졌던 4년 100억원선은 무너진 지 오래다. 지난해 협상이 결렬되자 시장은 예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양의지는 4년 125억원에 NC 다이노스로 이적했다. 구단들의 암묵적인 가이드 라인은 A급 선수에게는 아무 쓸모도 없었다. 이는 구단들로 하여금 재차 FA상한제 도입에 대한 필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한편으론 올시즌 FA를 선언한 15명 중 11명은 계속 미계약 상태다. 해를 넘겼지만 5번째 계약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적이 어려운 선수들은 구단이 칼자루를 쥐고 흔들고 있다. LG 트윈스와 협의점을 찾아가고 있는 박용택을 제외하면 나머지 선수들은 백기투항을 종용받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선수들의 마음도 다급해지고 있다. 현 상황은 선수협으로 하여금 FA 제도개선에 앞장서라는 압박이나 다름없다.
극소수 특급 선수에게 편중되는 부. 등급제 상한선을 4년 80억원에 못박을 필요는 없다. 논의를 통해 접점을 찾을 수 있다. 등급제와 자격취득연한 조정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FA의 긍정효과보다 부작용이 훨씬 도드라진 상태다. 더 나은 방향으로의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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