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사람이 좋다' 정호근이 배우에서 무속인이 된 후의 삶을 공개했다.
8일 밤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연기자에서 무속인으로 변신한 정호근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정호근은 지난 2015년 돌연 내림굿을 받고 무속인이 됐다. 그러나 그에게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것이 아닌 배우 생활 내내 고민을 했던 일이었다고.
정호근은 "사실 집안 대대로 윗대부터 할머니께서 신령님을 굉장히 모셨던 분이다. 할머니께서 얼마나 신들께 봉양을 잘하는지 어려서부터 봐왔는데 그 줄기가 나한테까지 내려올 줄은 전혀 예상을 못 했다"고 털어놨다.
무속인이 되지 않게 해달라고 7년 넘게 버텼지만, 무병은 그치지 않았고 주변에 안 좋은 일까지 생기자 결국 정호근은 운명처럼 무속인의 길을 받아들였다.
특히 정호근이 무속인의 길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가족이었다. 큰딸은 미숙아로 태어나 27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고, 둘째와 막내마저 같은 증상을 보이자 그는 가족들을 미국으로 보냈다. 그러나 쌍둥이였던 막내아들은 태어나자마자 3일 만에 세상을 떠났고, 연이은 아이들의 죽음은 결국 그를 무속인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
홀로 한국에서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던 정호근은 내림굿을 받은 후 소식을 전했고, 미국에 있던 가족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아내는 "참 많이 고민하고 긴 편지도 여러 번 썼다. '난 당신하고 못 살겠다'고도 하고 '이혼하겠다'는 말도 했다. 참 많은 충격이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아들 또한 "처음에는 잘 몰랐다가 주변에서 사람들이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 다는 아니지만 웬만한 사람들은 한국에서는 문화적으로 나쁜 편견을 갖고 있으니까. 그게 현실이고 난 알고 있었다. 근데 이게 가족에게 오니까 사실 처음에는 원망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누구보다 가족들을 위한 선택이었기에 가족들은 정호근의 진심을 받아들였다. 처음 무속인 아빠를 원망했던 아들도 "이번 여름에 한국에 갔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사람들을 한 명씩 도와주고 조언을 주고 각각의 인생을 더 나아가게 도와주신다는 게 아름다운 직업이고, 멋있다고 생각했다"며 아빠를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막내딸도 "아빠는 나의 영웅이다. 다 이렇게 해주고 날 사랑하고 우리 가족을 힘내게 해준다. 아빠는 뭐든지 다 해주니까 진짜 슈퍼 히어로"라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한편 이날 1년 만에 미국을 찾은 정호근은 가족들과 함께 아들의 묘지를 찾았다. 세상을 떠난 지 15년이 훌쩍 지났지만, 가족들은 여전히 그리움을 드러내며 눈물을 흘려 안타까움을 안겼다. 또한 이별하는 공항에서 서로를 향해 애틋한 모습을 보이는 정호근과 가족들의 모습은 눈물을 자아냈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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