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인(아랍에미리트)=박찬준 기자]벤투호의 식사 자리는 조금 특이하다.
이전 대표팀에서는 선수들이 4~8인용 식탁에 삼삼오오 모여 밥을 먹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당시 신태용호는 8인용 원탁 식탁에서 식사를 했다. 하지만 벤투호는 다르다. 식탁을 일자로 연결했다. 선수단 11명이 마주보고 식사를 한다. 정해진 자리도, 시간도 없다. 핸드폰만 쓰지 않으면 된다. 자유롭게 착석해, 식사 시간 내내 자유로운 분위기 속 대화를 나눈다.
9월 항해를 시작한 벤투호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율'이다. 몇가지 규칙을 제외하고는 철저하게 선수들의 자율에 맡긴다. 유럽에서 온 지도자 답게 팀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다면 선수들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노터치'로 일관하고 있다.
이같은 기조는 방배정에서도 이어진다. 이전 대표팀에서 방배정은 '고참-방졸'로 구성됐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이런 암묵적인 관행을 깼다. 아무나 방을 써도 상관없다. 실제 이번 대회에 나선 선수단 중 막내급에 속하는 '1996년생' 친구 황희찬(함부르크)과 황인범(대전)은 한방을 쓰고 있다. 중간에 방을 바꿔도 된다. 선수들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준다.
미팅도 많지 않다. 선수들을 감독 방으로 부르는 경우도 거의 없다. 새로 합류한 선수나 부상으로 팀을 떠나야 할 선수만 따로 면담을 통해 격려의 말을 전한다. 필리핀전을 앞두고 감독과 선수의 전체 미팅은 단 두 차례였다. 꼭 필요한 전술 미팅을 제외하고는 잘 하지 않는다. 사실 잦은 미팅은 오히려 독이 될때가 더 많다. 이 역시 자율적인 준비를 위한 벤투 감독의 배려다.
단, 시간 약속만큼은 예외다. 훈련장까지 버스로 이동하는 때가 많은 만큼 한 사람이 늦으면 전체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서다. 대표팀 관계자는 "벤투 감독이 '선수든 감독이든 시간에 늦으면 그냥 놓고 가라'는 말씀을 하셨다"라며 "선수들이 지킬 것만 지켜주면 크게 간섭을 안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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