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요동쳤다. 전반은 삼성생명의 10점 차 리드. 하지만 후반, KB가 맹반격을 가했다. 결국 11점 차 KB의 승리.
여기에는 두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었다. 결국, 양팀 아킬레스건의 문제. 남은 경기에서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했다.
KB는 13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삼성생명을 74대63으로 눌렀다.
전, 후반은 극과 극. 2쿼터 삼성생명이 완벽히 주도권을 잡으며 KB를 압박했다. 하지만 3쿼터부터 KB는 쏜튼을 앞세워 거세게 몰아부쳤다. 쏜튼은 3쿼터에만 15점을 폭발, 총 31득점을 올렸다.
물론 잘한 부분이 많았지만, 양팀의 대처는 아쉬웠다. 전, 후반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삼성생명의 '히든카드', 절묘했던 더블팀 타이밍
외국인 선수가 없는 2쿼터. 박지수는 정상적으로 막기 힘들다. 높이 때문에 골밑에서 1대1로 수비가 안된다. 국내 선수를 붙이면 그렇다. 그렇다고 더블팀을 어설프게 쓰면, 그대로 날카로운 패스가 날아간다. 패스 감각도 탁월하다.
때문에 매우 정밀한 수비가 필요하다.
삼성생명은 그랬다. 배혜윤이 막았다. 박지수에게 패스가 들어갔다. 곧바로 들어가지 않았다. 들어갈 준비만 하고 있었다. 패스를 받은 박지수가 드리블을 할 때도 마찬가지. 기다렸다. 그리고 스텝을 밟고 방향전환을 하는 순간, 더블팀이 갑자기 들어갔다.
그 시점이 박지수가 골밑을 직접 공략하거나, 외곽에 패스를 주는 순간이었다. 절묘한 시점에 들어갔기 때문에 박지수는 슛도, 패스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결국 4차례 효율적 더블팀이 들어왔고, 결국 KB의 공격 효율성은 뚝 떨어졌다. 공을 다시 빼면서 24초 공격 제한시간에 걸리기도 했고, 패스를 주려다 수비자의 손에 걸려 패스미스를 범하기도 했다. 곧바로 삼성생명의 빠른 공격으로 연결됐다.
이 수비 때문에 삼성생명은 2쿼터 한때 43-33, 10점 차까지 앞설 수 있었다. 더블팀 전술은 수비자가 어떤 방향(볼 사이드, 반대편 위크사이드)에서 들어가느냐, 어떤 시점(공격자가 패스를 받는 순간, 패스를 받고 드리블을 치는 순간, 패스를 받고 드리블을 친 뒤 방향전환을 하는 순간)에서 들어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 선택은 온전히 사령탑의 몫이다. 상대 센터의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
예전 아시아선수권대회,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이끌었던 유재학 감독은 더블팀 전술을 잘 썼다. 이란을 제외한 아시아의 강호들이 한국 대표팀의 다양한 더블팀 전술에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 못했다. 당시 유 감독은 "최근 볼이 없는 반대편 수비수가 들어가는 성향이 많다.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라며 "슛과 패스가 능한 센터가 있을 경우, 패스를 받고 방향전환을 하는 순간 들어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결승 때 중국전(당시 야오밍)에서 유용하게 썼던 전술"이라고 했다. 순간적으로 시야를 가리면서 공격과 패스의 길을 동시에 차단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 방법이기 때문이다.
KB 입장에서는 상대의 더블팀 전술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 경기가 끝난 뒤 안덕수 KB 감독은 "(더블팀 순간) 커트-인을 들어가는 등 손발을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KB 쏜튼의 폭주, 막지못한 삼성생명 수비 약점
삼성생명 개개인의 수비 능력은 떨어진다. 의지의 문제, 그리고 기술의 문제가 결합돼 있다. 1쿼터 초반, 삼성생명 선수들은 1대1에서 번번이 베이스라인이 뚫리는 수비가 있었다.
이 약점은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1쿼터 균형을 맞춘 삼성생명은 2쿼터 역전을 시켰다.
문제는 3쿼터였다. 쏜튼은 '폭주 기관차형' 선수다. 시야가 좁은 대신 강력한 돌파를 한다. 특히 속공 처리 능력은 매우 좋다. 3쿼터 삼성생명의 확률낮은 외곽포가 번번이 림을 외면하자, 쏜튼은 그대로 림으로 돌진했다.
삼성생명 토종 선수들의 세이프티는 충실했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였다. 하프라인에서부터 뒤로 슬금슬금 물러나면서 로 포스트에서 각개격파를 당했다. 1명이 튕겨져 나가고, 또 한 명의 튕겨져 나가는 상황이 반복됐다.
쏜튼은 쉽게 림에 공을 얹어 넣었다.
이 부분에 대해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쏜튼은 속공이 위력적인 선수다. 하지만, 속공 시 갑작스러운 더블팀이 들어가면 대처 능력도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때문에 쏜튼의 속공 때 더블팀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순간적으로 차례 차례 1명씩 맡는 수비가 돼 버렸다"고 했다.
삼성생명은 가능성 많은 신예들이 많다. 팀 전체적 조직력과 케미스트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디테일한 수비가 되지 않으면, 우리은행, KB를 상대하긴 버거울 수밖에 없다. 양팀의 경기력 업그레이드를 위해 '숙제'가 남은 경기였다. 용인=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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