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농구 우리은행의 신입 선수인 박지현은 아직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았지만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당당히 첫번째 순위로 지명될 정도로 초고교급 선수로 꼽힌다. 게다가 가장 확률이 낮았던 1위팀 우리은행의 품에 안긴데다, 평범한 선수를 잘 조련해 A급 스타로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는 위성우 감독의 지도 아래 프로 생활을 시작했으니 성공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할 수 있다.
16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 프로농구' 신한은행과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고등학교에서는 가드부터 센터까지 뛸 정도로, 혼자 종횡무진 활약했지만 프로는 엄연히 포지션에 맞는 역할이 있다. 이런 면에서 박지현이 어느 자리에 가장 적합할지는 아직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패스는 우리팀 에이스이자 가드인 박혜진을 능가할 것이란 주위의 평가도 있지만 이 역시 지켜봐야 한다. 일단 슛거리가 길지 않기에 지속적으로 슛 연습을 시키면서 팀 훈련에 정상적으로 참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대회를 마친 후 한달 넘게 경기를 쉬었기에 몸 상태도 정상의 50~60%밖에 되지 않는 상황. 위 감독은 "일단 퓨처스리그부터 뛰게 하면 프로에서 얼만큼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지 감이 올 것 같다. 1군 데뷔를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대체 포지션이 없었기에 바로 프로에 뛰었던 KB스타즈 박지수와는 분명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론 박지수와 박지현은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 고등학생 신분으로 두 선수 모두 국가대표에 선발될 정도로 한국 여자 농구의 미래를 짊어질 '원석'임에는 틀림없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슈팅 연습을 하며 경기를 준비한 박지현은 예상보다 빨리 투입됐다. 외국인 선수 없이 뛰는 2쿼터 종료 5분27초를 앞두고 베테랑 김정은과 교체돼 코트를 밟으며 프로의 첫 발자국을 뗐다. 나오자마자 볼 경합 중 신한은행 양지영으로부터 공을 악착같이 빼앗으며 첫 스틸을 달성한 박지현은 신한은행 포워드 한엄지와 매치업을 이뤘다. 하지만 종료 2분9초를 남기고 한엄지를 놓치며 골밑슛을 내줬고, 이후 박혜진 대신 리딩 가드 역할을 잠시 했지만 신한은행 가드 김규희의 외곽슛에 대한 마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며 3점포를 얻어 맞았다. 이후 1분여를 남기고 박혜진과 교체됐다. 이어 박지현은 팀이 58-38로 크게 이기고 있는 4쿼터 종료 5분36초를 남기고 박혜진 대신 다시 코트에 들어섰다. 돌파를 시도하며 슛을 쏘다 파울로 얻은 2개의 자유투를 깔끔하게 소화한 박지현은 종료 1분30초를 남기고 클린 3점포를 성공시켰고, 종료 직전 속공 레이업슛까지 넣는 등 7득점-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아직 팀의 공수 패턴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수비에서 실수하는 모습이 자주 나왔지만, 앳된 얼굴에도 불구하고 주눅들지 않는 플레이에다 과감한 공격 성공까지 폭넓은 활용 가능성을 스스로 입증했다.
우리은행은 토마스 박혜진 최은실 김정은 등 4명이 고르게 두자릿수 득점을 넣었고 신예 박지현의 새바람 속에 73대52로 승리, 3연승으로 2위 KB스타즈와의 승차를 2경기로 조금 벌렸다.
인천=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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