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종영했다. 참신한 소재와 부족한 설명이 교차하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20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송재정 극본, 안길호 연출) 최종회에서는 유진우(현빈)가 버그를 제거하고 사라진 모습이 그려졌다. 모든 버그가 삭제되고 게임이 리셋되면서 유진우까지도 버그가 돼 현실 속에서 사라져버린 것. 정희주(박신혜)는 사라진 유진우를 기다리며 매일 매일 그가 사라진 성당을 찾았다. 1년 후 정희주는 유저들의 이야기를 듣고 유추해 유진우의 생존을 확인했다. 카페에서 유저들은 갑자기 등장해 총을 쏘는 유저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정희주는 그 인물이 바로 유진우임을 알아챈 것. 정희주가 유진우를 찾아 달려가던 때에 유진우로 추정되는 실루엣이 총을 들어 NPC들을 죽이며 생존을 암시했다.
그동안 드라마에서는 만난적 없던 AR(증강현실)게임이라는 소재와 더불어 흥미로운 스타트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제대로 끌었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었다. 판타지물에서 독보적 존재감을 드러낸 송재정 작가의 작품이었기에 더 큰 주목을 받았던 것도 사실. 게다가 현빈과 박신혜라는 쟁쟁한 캐스팅으로 시청자들을 찾아왔으니 시작부터 큰 관심을 받았던 드라마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중반 이후 '회상의 추억'. '재방의 추억'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부진했다. 절대적인 시청률이 크게 하락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시청자들의 불만은 날이 갈수록 커졌다. 한 회당 회상 장면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한편, 주인공들의 주된 감정 라인이던 유진우와 정희주의 러브라인이 회당 5회도 채 그려지지 못하며 '갑분러브라인'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 썼다. 갑자기 껴안고 갑자기 키스하는 등 감정 서사가 제대로 완성되지 못한 상황에서의 러브신이 무리 없이 소화된 것은 배우들의 열연 덕이었다.
비록 스토리는 분노를 유발했지만, 배우들의 열연만은 8주를 꽉 채웠다. 미스터리와 멜로, 액션 등 장르를 불문하고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현빈이나, 눈빛 하나만으로도 개연성 결여된 러브라인을 납득시킨 박신혜의 열연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게다가 박훈, 김의성, 민진웅 등 NPC로 등장하면서도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고 찬열 역시 짧은 분량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회상의 추억, 재방의 추억으로 오명을 썼지만, 신선한 시도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드라마인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개운하지 않은 결말을 남긴 채 종영했다. 최종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9.9% 최고 11.2%를 기록하며 케이블,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은 평균 7.8%, 최고 8.7%를 기록, 지상파 포함 전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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