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차 방중 기간 전통 중의약 업체 '동인당(同仁堂)'을 시찰한 것은 북한식 개혁개방의 모델로 삼으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2019년 첫 번째 대외활동으로 지난 1월7일부터 10일까지 중국을 방문했다. 지난해 3차례 방중에 이은 김 위원장의 네 번째 중국행이었다.
4차 방중기간인 9일 오전 김 위원장은 첨단산업 업체와 연구기관이 몰려있는 베이징경제기술개발구를 찾았는데, 그가 시찰한 곳은 하이테크 기업이 아닌 '동인당' 공장이었다.
3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동인당은 우황청심환 뿐만아니라 한방으로 조제한 각종 치료제와 약재, 건강식품을 파는 중국 최대 한의약 제조사다.
이같은 김 위원장의 동인당 시찰은 중국의 제약 의료 산업과 동인당의 과학 기술 발전을 평양제약공장 현대화 모델에 적용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이재영 평화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에서 무엇을 보았나' 제목의 현안분석 보고서에서 이처럼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의 시찰은 우연이 아니며 평양제약공장의 현대화 모델로 동인당을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근거로 지난 11일 노동신문 1면에 평양제약공장 지배인 주정호가 쓴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한 다짐 글'이 게재된 것과 17일에 실린 김 위원장의 제약공장 현대화 언급 등을 내세웠다.
또한 이 연구위원은 "중의학처럼 북한도 고려의학을 현대화하고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 북한식 개혁개방의 중요한 사례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이 여러 분야 중에서도 의료·제약산업에 관심을 보이는 배경에는 대북제재가 있다고 봤다.
그는 "의료·제약 분야는 제재 대상이 아니다"며 "동인당의 우황청심환처럼 북한도 인삼, 오미자, 당귀 등 풍부한 약용식물을 바탕으로 개성고려인삼 등과 같은 상품을 만들면 외화벌이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중국처럼 외국기업과의 합작 등의 방법으로 개방하기 보다는 당분간 북한내 국영기업 육성에 우선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북한 내부적으로는 의료와 제약 기술 발전을 통해 '인민들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자애로운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위원은 "북한은 앞으로 자립 경제 건설을 위해 과학교육 사업과 과학 기술 분야의 첨단 산업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중국식 모델을 배우고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결국 전통적인 친선 협조관계일 뿐만 아니라 첨단과학 기술과 과학교육 사업에서 서로 협력하고 지원하는 관계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이어 그는 "한국정부는 북한식 개혁개방의 경제발전 모델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북한과 함께 만들고 이를 미국이 고려하는 상응조치에 포함하도록 미국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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