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부적절한 행위 등으로 농구판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 풍토가 여전히 만연한 가운데 연맹의 행정 처리, 일부 고위 관계자의 처신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다.
우선 연맹 재정위원회 결과 일처리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해 12월 23일 KEB하나은행과 삼성생명의 경기를 두고 말썽이 생겼었다.
삼성생명측이 심판의 경기운영이 불공정했다며 심판설명회를 요청하는 한편 공탁금 100만원까지 걸고 제소를 걸었다.
이후 연맹은 재정위원회를 열고 결론을 내렸다. 규정상 판정에 대한 이의제기는 제소의 건으로 성립되지 않지만 삼성생명에 제기한 판정 문제에 대해 심의한 결과 오심이 상당수 인정된다고 했다.
연맹 측은 삼성생명 관계자에 전화를 걸어 오심 인정과 함께 유감의 뜻을 밝히고 재발방지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해당 경기 판정을 봤던 3명의 심판에 대해 징계조치도 했다. 스포츠조선이 확인한 결과 신모, 이모 심판은 한 라운드(5경기) 배정 정지, 나머지 정모 심판은 견책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연맹은 이같은 조치를 취하고도 공개하거나 발표하지 않았다. 남자농구 KBL이나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판정으로 인한 파문이 일어났을 경우 사후 징계 조치 등을 공개한다. 심판의 실명까지 공개는 하지 않더라도 어떻게 처리 됐는지 구단과 언론사에 공지한다.
WKBL 관계자는 "징계 결과를 공개할 경우 해당 심판이 향후 코트에 복귀했을 때 위축될 우려가 있어 그동안 공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농구계에서는 "징계받은 심판이 나타나지 않으면 누구인지 뻔히 알게 되는 세상이다. 연맹의 설명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지적한다.
그런가 하면 삼성생명 측은 "WKBL에서 공식 발표한다고 했는데,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증언을 되짚어보면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던 연맹의 당초 결정이 어떤 과정에서 번복됐다는 의심을 살 만하다. 아니면 삼성생명이 잘 못 알아들었거나. 그렇다 하더라도 다른 연맹과 달리 '쉬쉬'하고 있는 WKBL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연맹이 최근 특정 구단의 회식을 주선한 것을 두고서도 뒷말이 나온다. 지난 14일 OK저축은행이 2연승을 하자 연맹은 선수단 회식을 베풀었다. OK저축은행은 올시즌 WKBL의 위탁관리를 받고 있는 특수 신분의 구단이다. 사실상 구단주가 이병완 WKBL 총재인 셈이다. 연맹은 시즌 개막 이전에도 주인(모기업) 없이 고생하는 선수들을 위해 회식을 가졌다. 이번에도 오랜만에 연승을 했으니 격려 차원이었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안된다. 연맹이 시즌 중에 특정 구단을 챙기는 것이 곱지 않게 보일 수는 있지만 이 총재가 OK저축은행을 위탁 관리하는 입장임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총재와 함께 회식에 동참한 박찬숙 경기운영본부장이 '옥에 티'였다. 경기운영본부장은 심판과 시즌 전체 경기 운영을 총괄하는 자리에 있다. 어느 누구보다 중립적인 입장을 숙명으로 삼아야 하는 역할이라 주변의 시선에도 항상 조심해야 한다. 주변에서 박 본부장의 처신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 제소건에 대한 뒷처리가 깔끔하지 못하고, 심판을 지휘하는 중책을 맡은 분이 특정 팀의 회식에 꼭 참석해야 했는지 개운치 못한 게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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