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에 망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했다. 2010년 국내 시장 진출 후 처음이다. 구체적인 사용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당한 규모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에 망 사용료를 내기로 함에 따라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등 다른 글로벌 콘텐츠 제공업체(CP)도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27일 IT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향후 2년간 SK브로드밴드에 망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페이스북이 작년 7월 계약 기간 종료 이후 갱신 협상을 하는 KT와 협상을 타결할 경우 우리나라에서 2개 통신사에 사용료를 지급하게 된다. 페이스북 등 글로벌 콘텐츠제작업체(CP)가 한 국가에서 2개 통신사에 망 이용 대가를 지급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페이스북이 국내에서 SK브로드밴드를 포함해 2∼3개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내면 구글과 유튜브, 넷플릭스 등 다른 글로벌 CP와의 망 사용료 계약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IT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 등 국내 2개 통신사와 망 사용료 계약을 체결한 것이 글로벌 CP와의 계약에 있어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넷플릭스, 구글 등과 계약에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선 구글과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3개 글로벌 CP의 국내 트래픽 점유율을 연간 50%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1년에는 트래픽 점유율이 70%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구글과 넷플릭스는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앞세우며 망 사용료를 회피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0월 SK브로드밴드의 망 사용료 지급 요구에 긍정적인 답변을 보냈지만 11월 LG유플러스의 IPTV(U+tv) 셋톱박스를 활용해 직접 콘텐츠를 공급한 이후 부정적인 태도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자사 블로그에 국내 통신사업자의 접속 속도를 비교 공지함으로써 망 용량을 증설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고화질(HD), 초고화질(UHD) 등 화질과 서비스 품질에 따라 요금을 받는 유료 OTT(Over The Top)이면서도 화질이 떨어지는 문제를 망 투자나 캐시서버 설치 대신 국내 통신사의 망 증설을 통해 공짜로 해결하려는 의도다. OTT는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TV서비스를 말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통신사들이 아마존과 페이스북처럼 정당한 망 사용 대가를 지급하려는 글로벌 CP들과의 계약을 근거로 일부 얌체 CP들을 압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OTT를 기업경쟁력으로 활용하려는 경향이 높다 보니 협상력 우위에 있는 구글과 넷플릭스 대형 업체에 등에 끌려가며 제대로 된 협상이 불가능한 게 사실"이라며 "통신사들이 일관된 모습을 보이면 글로벌 CP로부터 정당한 대가를 받는 일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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