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은 깨졌다. 하지만 마냥 등을 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FA(자유계약선수) 노경은(35)과 협상 결렬을 선언한 롯데 자이언츠의 추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와 계약에 닿지 않은 노경은은 타 팀 이적시 보상 조건이 발생하는 FA다. 롯데는 보상 규정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드러냈다.
현 시점에서는 노경은이 롯데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거나, 기존 입장을 고수한 채 KBO리그가 아닌 해외로 떠나 야구 인생을 이어가는 길 뿐이다. 하지만 30대 중반이라는 나이의 노경은이 해외팀에 매력적인 투수가 될 지는 미지수다.
롯데 역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당장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롯데 양상문 감독은 브룩스 레일리와 제이크 톰슨, 노경은, 김원중까지 4선발 체제를 구축한 뒤, 나머지 한 자리를 경쟁으로 채울 생각이었다. 한 자리가 더 비면서 스프링캠프에서의 옥석가리기 뿐만 아니라 시즌 마운드 운영 자체가 신중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합리적인 구단 운영'이라는 롯데의 협상 정책엔 대부분 공감하는 분위기지만, 노경은이 이번 계약 불발로 결국 야구 인생을 이어가지 못할 경우 또다른 후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도 걱정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런 상황 탓에 시간이 흐르면 양측 모두 협상 테이블을 다시 차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틀어진 감정의 골이 깊은 상태 탓에 전망이 밝지 않다. 롯데나 노경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사인앤트레이드는 좋은 대안이다. 노경은이 선수로 다시 뛸 길을 열어줌과 동시에 롯데는 마운드 부재를 해결할 수 있는 카드를 얻으면 된다. 마침 이런 노림수를 충족시킬만한 카드도 나왔다. 한화 이글스 불펜 투수 권 혁이 구단에 방출을 요청한 것. 좌완 투수 권 혁은 구위 뿐만 아니라 풍부한 경험을 갖춰 불펜에서 전천후 활용할 수 있는 투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좌완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롯데가 잘만 활용한다면 지난해 히어로즈에서 사인앤트레이드로 데려온 채태인이나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오현택 못지 않은 성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
한화는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원하는 권 혁의 바람을 이해하지만, 올 시즌 우승권에 근접하기 위해 좀 더 경쟁력 있는 마운드를 갖추길 원하고 있다. 권 혁을 내주고 선발-불펜에서 전천후 활용할 수 있는 노경은을 받는다면 한 번에 숙제를 해결할 수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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