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야 한다."
이상범 원주 DB 감독의 말이다. 그가 기다리는 선수는 다름 아닌 허 웅이다.
허 웅은 지난달 상무에서 제대했다. DB 입장에서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것이다. 허 웅은 검증된 자원이다. 슈팅능력은 일찌감치 합격점을 받았다. 실제로 그는 입대 전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DB의 공격을 이끌었다.
기대가 컸다. 득점은 물론, 공격 옵션의 다각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특히 외국인 선수 마커스 포스터와의 시너지를 기대했다. 그러나 허 웅의 경기력은 아직 완벽하지 않다. 제대 후 치른 4경기에서 평균 28분30초 동안 6.3점-2.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다소 주춤하다.
이 감독은 "기다려야 한다"며 허 웅을 다독였다. 이유가 있다. 그는 "허 웅이 입대 전에는 김주성 윤호영, 로드 벤슨, 두경민 등과 함께 뛰었다. 빅맨들이 골밑에서 리바운드를 잡아 기회를 만들어줬다. 이른바 '받아먹는 농구'가 가능했다. 지금은 아니다. 볼을 핸들링하면서 직접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허 웅은 입대 전 비교적 슈팅가드 역할에 충실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이우정 원종훈 등 비교적 어린 선수들을 이끌며 리딩가드 역할도 해야 한다. 이 감독은 "허 웅이 그동안 안하던 농구를 하는 것과 같다. 게다가 우리 팀은 많이 뛰는 농구를 한다. 공격도 하고 수비도 하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2배일 것"이라고 했다. 이 감독이 허 웅 복귀 전 "몇 경기는 버벅일 수 있다. 호흡을 맞추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 이유다.
고무적인 것은 허 웅이 묵묵하게 잘 따라오고 있다는 점. 이 감독은 "사실은 나도 허 웅을 잘 모른다. '슈팅 좋고, 배짱 있다'는 것까지만 안다. 그래서 훈련할 때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파악하고 있다. 허 웅이 잘 따라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DB는 8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인천 전자랜드와 격돌한다. 이번 경기는 부상으로 이탈한 마커스 포스터 없이 치러야 한다. 허 웅이 이상범 감독의 기다림에 부응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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