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런 자리에서 노래 요청은 실례다."
배우 정영주가 명품 뮤지컬 배우의 책임감을 드러냈다.
정영주는 1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 열린 MBN 예능 '오늘도 배우다(이하 '오배우')'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함께 출연한 배우 김용건과 박정수, 이미숙, 남상미와 연출자인 김시중 PD가 함께 했다.
이날 김시중 PD는 출연자 섭외 순서에 대해 "나이가 많으면서도 아버지·할아버지가 아닌 '남자'의 느낌을 주는 사람은 김용건 뿐"이라며 "김용건이 이미숙을 지목했고, 덕분에 이미숙의 승낙을 받았다. 정영주와 남상미는 SBS 드라마(그녀로 말할것 같으면)에서 이미숙과 함께 한 인연"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영주에 대해 "도전하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열정이 큰 사람이 필요했다. 솔직히 전 잘 몰랐던 분"이라며 "만나보니 엄청난 열정 부자라 저희와 잘 맞을 것 같았다. 뮤지컬 공연에 가보니 충만한 필(feel)에 놀랐다. 최근에 뮤지컬 여우주연상도 받으신 분"이라고 강조했다.
정영주는 자신이 타이틀롤을 맡고 여배우 10명이 함께 한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로 지난 1월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당시 정영주는 "여배우라는 말 안 좋아한다. 그냥 대한민국의 배우"라며 "스태프 같이 생긴게 25년을 버티니 이런 날이 왔다. 혹시 날 롤모델로 삼은 후배가 있다면 끝까지 버텨라. 이런 날이 온다"고 외쳐 박수를 받은 바 있다.
현장 진행을 맡은 아나운서는 "늦었지만 수상을 축하드린다"며 소감을 요청했고, 정영주는 "한달이나 지난 얘기"라고 민망해하며 "상받은 당일만 기쁘고 다음날부턴 족쇄 같다. 제가 가는 길에 단단한 책임감을 갖게 됐다. 여우주연상은 60살에나 받고 싶었는데 벌써 받았으니, 60살 때 또 받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하지만 정영주는 뒤이어 '실례가 될지 모르겠지만, 뮤지컬에 나오는 노래 한소절 부탁드린다'는 아나운서의 요청에 "실례가 맞다. 이런 자리에서 노래는 하지 않는다"며 정색했다. 이어 "제가 지금 노래를 부르면, 다른 배우들도 이런 자리에서 노래를 불러야한다"면서 "전 (뮤지컬)선배로서 그러지 말아야하는 책임이 있다"라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정영주는 지난 1994년 뮤지컬 '스타가 될 거야'로 데뷔, 26년차 베테랑 배우다. 이날 제작발표회가 일흔을 넘긴 김용건을 비롯해 박정수와 이미숙 등 대선배들이 함께 한 자리긴 했지만, 뮤지컬도 관련 행사도 아니었다. 화기애애하게 웃을 땐 웃더라도, 정영주는 배우이자 출연자로서 당연히 존중받아야했다.
정영주의 품위 있는 태도도 돋보였다. 정영주는 배우의 자존심이 아닌 선배의 책임감을 이야기했다. 발끈하지 않고 차분하게 힘주어 말하는 태도도 인상적이었다.
정영주는 '핵인싸 도전기'라고 표현된 '오배우'에 대해소도 "30대부터 70대까지의 배우 5명이 출연한다. 비록 지금은 '인싸(인사이더)'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엄연히 각 시대를 대표하는 인싸들"이라며 "저흰 문화 열외자가 아니다. 새로운 문화에 도전하는 것을 즐길 뿐"이라고 덧붙여 박수를 받았다. 어느덧 한 문화를 대표하는 위치에 올라선 배우다웠다.
"인싸가 되어 인생을 즐기자"를 외치는 '찰떡궁합 200%' 다섯 배우의 신문화 트렌드 도전기 MBN 새 예능 '오늘도 배우다'는 14일 밤 9시 30분 첫 방송된다.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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