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윤진이가 혼신의 열연으로 막장 전개를 살리고 있다.
윤진이는 KBS2 주말극 '하나뿐인 내편'에서 장다야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장다야는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 되는 인물이다. 어린 시절 상처를 들먹이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기적인 행동을 일삼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의 분노와 짜증을 유발하지만, 윤진이는 이런 캐릭터 성격을 맛깔나게 살리며 욕하면서도 드라마를 보게 만들고 있다.
지난 16일 방송이 대표적인 예다. 이날 장다야는 강수일(최수종)과 나홍주(진경)의 결혼식장을 찾아 강수일이 부친 살인범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저 사람이 누군지 알아? 저 사람 살인자야. 저 사람이 우리 아빠를 죽인 살인자라고! 당신이 우리 아빠를 죽였잖아"라고 소리치며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다야의 집착은 끝나지 않았다. 수일과 김도란(유이)이 빵집을 차렸다는 얘기를 듣고 분노, 가게에 들이닥쳤다. 그는 "우리 아빠는 죽고 없는데 너희들만 잘 살면 다야?"라며 흥분했고 진열된 빵을 던지고 손님들에게 이 빵을 만든 사람이 살인자라고 소리치는 등 만행을 이어갔다.
도란은 수일이 지금까지 죗값을 치렀다며 용서를 구했지만 다야는 "우리 아빠를 죽여 놓고 지금 그 말이 나와? 내가 아빠 없이 어떻게 살았는지 네가 내 마음을 아냐고"라며 울분을 토했다.
'하나뿐인 내편'은 중반으로 접어들며 갈 길을 잃고 헤매는 모양새다. '빨리 떠나야 한다'고 했던 수일은 어느 순간부터 갈피를 못 잡고, 도란은 그런 그를 붙잡은 것에 만족한다. 적극적으로 사건을 해결하고 새 삶을 살기보다는 답답하고 어설픈 호구 같은 주인공들의 모습은 공감대를 형성하기는 커녕 '고구마 같다'는 혹평을 야기했다. 오죽하면 베테랑 배우 최수종과 유이가 함께 연기력 논란에 휘말렸을 정도다. 주인공 캐릭터 뿐 아니다. 오은영을 제외한 악역 캐릭터 또한 입체성과 당위성을 잃어버리고 일차원적 캐릭터로 전락했다. 악역 캐릭터일수록 행동에 당위성이 있어야 그 캐릭터에 대한 동정을 가질 수 있게 되는데, 장다야를 비롯한 악역 캐릭터에게는 서사가 부족하거나 너무나 얕은 레이어를 깔아놓은 탓에 행동이 이해되지 않고 '발암 캐릭터'라는 혹평이 나오고 있는 것. 이쯤되면 문제는 배우의 역량이 아닌, 디테일을 놓친 대본 탓이라 할 수 있다.
그런 가운데에도 윤진이는 어린 아이처럼 징징 거리며 자신의 잘못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 철없고 이기적인 캐릭터를 제대로 얄밉게 그려내며 시청자로 하여금 주먹을 부들거리면서도 드라마를 보게 만든다. 특히 지난 방송에서는 수일과 도란에게 느꼈던 피해의식이 증오로 폭주하는 순간을 힘있게 그려내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비록 드라마는 초반의 힘을 잃고 진부한 막장 전개를 보이고 있지만, 그래도 윤진이의 활약이 돋보이는 이유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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