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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는 양상문 감독 체제로 접어든 뒤 '내부 육성'을 강조했다.
그동안 스토브리그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전력을 키웠지만, 내부 자원들의 성장은 더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신예 조련이 일가견이 있는 양 감독 취임에 즈음하여, 구단 내부의 '미완의 대기'를 찾고 키우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롯데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것으로 평가됐던 마운드, 포수 자리에서 보강에 나설 것으로 점쳐졌지만, 아무런 움직임 없이 육성 기조를 이어가는 쪽을 택했다.
육성은 그만큼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아무리 좋은 원석이라도 제대로 다듬지 못하면 가치에 걸맞는 모습을 찾기 어렵기 때문. 성적이 곧 평가지표가 되는 지도자 입장에선 쉽게 육성 카드를 내밀기 어렵다. 확실한 계획 뿐만 아니라 구단과의 공감대 형성, 지원 없이는 이뤄내기 어려운 과제다.
대만 가오슝에서 1차 스프링캠프 일정을 진행 중인 롯데는 20일 오전 일정이 올스톱 됐다. 그라운드에는 생소한 장비들이 줄지어 배치됐고, 선수들은 장재영 트레이닝 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25m 스프린트, 제자리뛰기, 반응능력, 골반-햄스트링 근력 및 상체 파워, 어깨 내외 회전근 테스트 등 정해진 코스를 돌아가며 측정에 나섰다. 선수들이 정해진 코스를 돌 때마다 측정된 기록이 데이터로 변환되고, 현재 신체 밸런스 및 근력차, 부상 위험도 등을 계산해 향후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짚는 리포트로 나타나는 것이다. 유럽 명문 축구단에서는 최근 몇 년전부터 시행 중인 이 프로그램을 KBO리그에서 활용하는 것은 롯데가 최초다.
측정에 나선 선수들은 생소해 하면서도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기록에 놀라워하는 눈치였다. 전준우는 "생각보다 힘들지만, 기록이 곧바로 나타나는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출신 새 외국인 선수 카를로스 아수아헤는 "미국에선 웨이트장에서 정해진 무게를 들어 올리는 식으로 파워나 신체 능력을 측정한다"고 신기해 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트레이닝파트에서 그동안 다양한 육성 프로그램을 고안해 활용 중이었는데,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방향을 만들어보고자 도입을 제안했고, 내부 검토를 통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 감독은 "단순히 현재 데이터를 보고 처방만 하는게 아니라, 계속 데이터를 축적해 선수의 육성 수치를 기록화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캠프 기간에 이렇게 시간을 빼는게 감독 입장에선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육성을 하루 아침에 이룰수도 없지만, 단순히 선수 보직 이동이나 코칭만 해서 되는게 아니다. 면밀하게 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축적해 나아가면 그 선수가 걸어온 길을 정확하게 볼 수 있고 보완 방향도 잡힌다. 다른 선수들의 상태를 체크할 때 하나의 표본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육성이라는 방향을 잡았으니 그에 걸맞게 확실하게 준비를 해 나아가야 한다. 그게 구단의 자산이 되고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오슝(대만)=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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