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이나 퍼팅이 내 생각대로 잘 따라줬던 것 같다."
두번째 대회만의 우승. 출발이 산뜻하다. 박성현이 '슬로스타터'란 꼬리표를 떼고 힘차게 출발했다. 3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뉴 탄종 코스(파72·6718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무려 8타를 줄이며 64타를 기록,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69-71-69-64)로 2위 이민지(호주·13언더파 275타)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LPGA 개인 통산 6승째. 3년차인 박성현은 데뷔 첫해 2승, 이듬해인 지난해 3승을 거둔 바 있다.
승부사다운 멋진 역전 우승이었다. 3라운드까지 7언더파 공동 8위를 달리던 박성현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완벽한 샷과 퍼팅으로 세계랭킹 1위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에게 역전승을 거뒀다.
"시즌 목표 5승"으로 통크게 잡은 올시즌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이 좋다.
이번 우승 비결은 샷의 정교함에 있었다. 더 멀리, 더 정확하게 보냈다. 거리가 나는데다 정교하기까지 하니 천하무적이었다. 후반 박성현과 경쟁했던 이민지(호주)가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이번 대회 박성현의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83야드였다. 정확도가 담보된 비거리였다. 56번의 드라이버 샷에서 페어웨이를 놓친 것은 10번 뿐이었다. 바꾼 드라이버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
무엇보다 날카로운 아이언샷이 놀라웠다. 4라운드에서 그린을 딱 한번 놓칠 만큼 이날 아이언 샷감은 환상적이었다. 퍼팅도 1,2라운드 각 32번에에서 3,4라운드에는 26,27로 줄이면서 안정된 모습이었다.
이날 라운드를 마친 박성현은 "솔직히 (내 골프인생에서) 3위 안에 들것 같다. 왜냐면 전체적으로 모든 것이 내 생각대로 잘 따라줬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오늘 플레이가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완벽한 라운드였다. 그는 "작년에는 샷이나 전체적으로 불안정한 위치에서 시즌 시작을 했고, 그런 것들 때문에 경기를 풀어가기가 어려웠다. 그렇지만 올해는 겨울 전지훈련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고, 전체적으로 좀 더 단단해진 것 같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세계랭킹 2위 박성현은 이번 우승으로 1위 탈환에 본격 나섰다. 3라운드에서만 6언더파를 몰아치며 11언더파 205타 단독 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한 랭킹 1위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은 이날 3오버파로 부진, 최종합계 8언더파를 기록하며 공동 8위로 내려앉았다.
박성현이 이번 대회에 보여준 완벽한 샷 감을 어느 정도 꾸준히 유지할 수만 있다면 LPGA 평정은 시간문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사진제공=세마스포츠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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