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마야구를 지켜보는 관계자들은 '포지션 편중'이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투수야 큰 기복이 없지만, 야수는 차이가 두드러진다. A 구단 스카우트는 "요즘 1루수나 우익수, 좌익수는 선수들이 안 하려고 한다"고 했다.
물론 이전에도 선수들 사이의 선호 포지션은 분명히 존재했다. 하지만 이 현상이 최근 들어 심해졌다는 것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대학 진학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문화체육계 전반을 뒤흔든 여파는 야구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예전에는 대학팀이 '스카우트' 하는 방식으로 선수들을 모집했다. 학교간의 스카우트 전쟁도 치열했고, '에이스급' 선수는 자신은 물론이고 같은 학교에서 호흡을 맞추던 동료 몇 명을 함께 데려가기도 했다. 당연히 장학금까지 받으며 대학을 다닐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스카우트가 불가능해졌다. 선수들은 입시 해당 학년에 1인당 최대 6개 대학까지 지원서를 낼 수 있고, 그중 합격과 불합격 여부가 심사에 따라 결정된다. 예전처럼 대학팀 감독이 직접 마음에 드는 선수, 팀에 필요한 선수를 뽑는 방식이 아니다. 고교 시절 대회 성적을 기반으로 평가를 받고, 높은 점수를 받는 선수가 입학하게 된다.
그래서 고교 선수들이 유격수, 중견수를 최대한 많이 뛰려고 한다. 입시 때 가산점을 받는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보통 아마추어에서는 '수비 좀 한다'는 선수들이 유격수, 중견수를 맡는다. 수비 센스가 필요한 포지션이다. 프로 지명을 못 받으면 대학을 가야할지도 모르니 만약을 위해 최대한 이런 포지션에서 성적을 확보해야 한다. 포수도 예전에 비해 프로 지명 확률이 높아지고, 대학에서도 무조건 1명씩은 뽑는 포지션이다보니 선호도가 많이 올라갔다.
하지만 이런 포지션 불균형은 결국 리그 전체적인 불균형으로 이어진다. 선수 자원이 풍족한 몇몇 학교들은 걱정이 없지만, 인원이 부족해 사실상 전원이 뛰어야 하는 학교같은 경우 선수들의 대학 진학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고민을 안고 있다.
예전엔 비리도 있어 이런 대학 인원 선발 방식이 이전보다 공정해졌다고도 볼 수 있지만, 문제는 대학 진학에 대한 고교 선수들의 인식이 더욱 안 좋아졌다. B 구단 스카우트는 "몇몇 선수들은 '대학 가느니, 독립야구단 가는 게 낫지 않냐'는 말도 한다. 짧은 생각이지만 비난할 수는 없다. 장학금 혜택도 거의 없어졌고, 프로 구단들의 대학야구 외면도 계속되고 있다. 어린 선수들 입장에서는 어차피 돈 내고 야구를 해야 하는거라면 독립야구단에서 뛰는 게 프로가는데 더 많이 도움되지 않겠냐는 생각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래서 예전에는 선호도가 무척 낮았던 2,3년제 전문대 야구팀을 바라보는 선수들의 인식이 달라졌다. 대학에서 4년을 보내는 것보다, 2,3년 후에 다시 드래프트에 참가해 '승부'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드래프트 상위 지명을 받을만한 선수들은 하지 않을 고민이다. 그러나 나머지 다수 선수들의 현실도 봐야 한다. 아마야구는 프로야구의 근간이다. 기본기를 위주로 착실하게 실력을 다져 프로에 입문해야할 선수들이, 입시와 프로 지명에 대한 스트레스로 보여주기에만 급급하다보면 리그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많은 야구계 관계자들이 최근 신인들의 기본기 부족을 지적하고, 그중에서도 야수들은 수비 기초보다 타율과 장타에만 매달린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결국 이런 보이지 않는 뫼비우스 띠가 만든 굴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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