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1)는 올 시즌 '고정 휴식일'을 받았다. 단, 롯데 자이언츠와의 맞대결 시 선발 투수가 브룩스 레일리일 경우에 한해서다.
지난 시즌에도 이정후는 '레일리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6시즌 KBO리그 데뷔 이후 지난해까지 레일리와의 맞대결 성적은 15타수 무안타, 볼넷 1개를 골라낸게 전부고 삼진은 6개나 당했다. 두 시즌 연속 3할-160안타를 기록했던 모습과는 딴판. 지난해엔 우투수 상대 타율(3할5푼)보다 좌투수(3할7푼)를 상대로 더욱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레일리를 상대로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레일리 징크스'는 이정후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혀왔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2019시즌 KBO리그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서 이정후를 제외했다. 지난 시즌 막판 쇄골 골절 부상을 한 이정후는 재활을 거쳐 올해 시범경기서 모습을 드러내며 부활을 알렸다. 부동의 리드오프였던 이정후의 개막전 합류도 유력히 점쳐졌다. 하지만 장 감독은 이날 서건창을 톱타자로 세우고, 이정후를 벤치에 대기시키는 쪽을 택했다.
장 감독은 "올 시즌엔 레일리가 등판하는 날엔 이정후는 무조건 쉬게 할 생각"이라며 "징크스를 깨라며 일부러 기회를 주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정후가 레일리를 상대한 것을 분석해보니, 이후 경기들에서 더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레일리를 상대하는데 집중한 나머지, 타격 밸런스가 깨지는 바람에 이후 4~5경기에서의 타격이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즌 내내 리드오프 역할을 해줘야 하는 이정후가 개막전에서 레일리를 상대하다 또다시 부진을 이어갈 경우, 시즌 초반 팀의 승수 쌓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었다.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어린 선수인 이정후가 시즌 첫날부터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배려도 숨어 있었다.
물론 이정후가 올 시즌 내내 레일리를 피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지난 시즌에도 레일리를 상대로 부진했지만, 스스로 맞대결을 피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자신감을 키웠을 때 다시 한번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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