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신규 외국인 선수는 몸값 상한제에 따라 최대 100만달러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는 사이닝보너스와 연봉, 인센티브가 모두 포함된다. 그래도 첫 시즌 100만달러의 대우를 받는 선수라면 기대치는 어느 정도 된다고 봐야 한다.
24일 광주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양팀 선발은 모두 신규 외국인 선수였다. LG 케이시 켈리, KIA 제이콥 터너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두 선수 모두 상한선인 100만달러를 받고 입단해 KBO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터라 더욱 관심이 쏠렸다. 터너가 100만달러를 모두 보장받은 것과 달리 켈리는 인센티브 10만달러가 포함됐다는 게 차이다.
투구 결과는 어땠을까. 매우 대조적이었다. 켈리의 호투를 앞세운 LG의 9대3 승리. 먼저 투구에 나선 터너가 초반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난타를 당한 반면 켈리는 시종 안정적인 마운드 운영으로 퀄리티스타트를 올리며 승리투수가 됐다. 시범경기에서는 엇비슷한 컨디션을 나타냈다. 터너가 2경기 11이닝 8안타 3실점, 켈리는 2경기 8이닝 7안타 3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따라서 이날 데뷔전서도 팽팽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명암은 초반에 갈렸다. 터너는 시속 150㎞ 안팎의 빠른 공에 포크볼, 슬라이더, 커브, 투심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했지만, 높거나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많았다. 보완해야 할 점은 역시 제구력과 국내 타자와의 수싸움. 0-3으로 뒤진 2회초 오지환에게 149㎞ 직구를 뿌리다 우월 투런포를 맞은 터너는 장타 후유증 때문인지 제구 불안을 드러내며 김현수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조셉에게 다시 좌중월 투런홈런을 얻어맞고 말았다. 흐름은 이미 2회에 LG 쪽으로 쏠렸다. 3회에는 자신의 실책이 빌미가 돼 한 점을 더 줬다. KIA는 3회까지 8실점한 터너를 4,5회에도 마운드에 올려 적응력을 키우도록 했다. 투구수 97개, 구속은 최고 152㎞.
반면 켈리는 1~3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제압하며 자신의 분위기로 몰고 갔다. 타선이 초반 8점을 내준 덕도 봤다. 켈리는 87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 커브, 체인지업, 투심, 커터 등 모든 구종을 무난하게 구사했다. 터너와 가장 달랐던 점은 안정된 제구력과 공격적인 피칭. 직구 최고 구속은 148㎞였지만, 초반 맞혀잡는 피칭으로 경기를 여유있게 풀어갔다.
8-0으로 앞선 4회말 1사 후 안치홍과 최형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으나, 김주찬을 헛스윙 삼진, 이명기를 2루수 직선타로 제압했다. 5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켈리는 6회 수비에서 방심을 하다 한꺼번에 3점을 허용한 게 아쉬웠다. 선두 김선빈을 땅볼로 잘 유도했지만, 본인이 1루에 여유있게 던진다는 것이 1루수 토미 조셉의 미트를 크게 벗어나는 악송구가 돼 타자주자가 살아나갔다. 이어 제레미 해즐베이커에게 좌측 빗맞은 2루타를 내주고 2,3루에 몰린 켈리는 안치홍에게 142㎞ 직구를 던지다 좌전안타를 허용해 첫 실점을 했다. 이어 최형우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한 점을 더 내준 켈리는 계속된 2사 2루서 이명기에게 또다시 좌측으로 빗맞은 2루타를 얻어맞고 3점째를 허용했다. LG 벤치는 8-3으로 앞선 7회말 켈리를 내리고 고우석을 마운드에 올렸다.
전날 개막전에서 타일러 윌슨이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데 이어 2선발 켈리도 기대 이상의 피칭을 선보임에 따라 LG는 여느 팀 못지 않은 강력한 원투 펀치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KIA는 전날 양현종의 호투에도 불구, 패한데 이어 이날은 믿었던 터너가 무너지는 바람에 우울한 개막 2연전을 감내해야 했다.
광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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